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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에도 “영향 적을 것”… 장기화 가능성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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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을 설치·해제하는 노동자들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당장은 신규 공사가 거의 없고 여름철 비수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2개월 이상 파업이 진행될 경우 공사기간 지연에 따른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조선비즈

서울 시내 공사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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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국타워크레인설치·해체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총파업 투쟁 중이다. 이들은 ▲원청 직접 계약 ▲불법하도급 문제 시정 ▲촉박한 타워크레인 작업 일수 연장 ▲설치·해체 작업 인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각 공사 현장에서 새로 타워크레인을 설치하거나 기존의 타워크레인을 해체할 수 없게 된다. 건설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필수 장비이기 때문에 타워크레인이 멈추면 공사가 중단될 우려가 크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한 두달 내로 공사 중단 등의 위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보진 않고 있다. 우선 최근 몇 년 사이 주택 인허가가 줄어 신설 공사 현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7년~2021년까지 연 평균 52만 가구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38만가구, 2023년에는 23만가구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한 건설 관련 협회 관계자는 “최근 주택 인허가 물량이 거의 없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신규 대출 자제, 자재비 인상으로 인한 착공 연기 등으로 전국적으로 신규 건설공사 현장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당장은 영향이 없을 수 있지만 두 세 달 이상 길어질 경우 신설 공사가 계획된 현장은 아예 착공도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비수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당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공사현장의 비수기는 동절기와 장마철인데, 곧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봄·가을처럼 공정이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비수기에 공정이 느리게 진행되면 타워크레인이 필요하지 않은 다른 공정부터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타워크레인의 경우 처음 설치한 이후 일정한 높이까지 공정이 완료되면 중간에 한 번씩 증설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5층 높이까지 증설한 경우 8층에서 한 번 더 증설을 하기 전까지는 타워크레인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우려가 커진다. 신규 공사 현장이 착공을 못하는 경우가 생길뿐 아니라 기존 공사현장에서도 증설을 해야 하는 시기에 타워크레인이 작동되지 않아 공사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

대형크레인 설치·해제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 중 95%는 노조 소속으로, 대체 인력이 거의 없다는 점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타워크레인을 대체할 수 있는 이동식 크레인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현장은 소수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신규 현장이 없고 기존 현장은 하던 공정을 하면 되니 당장 차질이 생기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두 달을 넘어갈 경우 공기가 연장되면 민원이 빗발칠텐데, 그 전에 노조와 업체간 협상이 마무리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선 기자(ons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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