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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공사비 인상·사업비 증가로 노원구 정비사업 중단 이어져… 사업 지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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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사비 인상과 사업비 증가로 서울 노원구 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시공사, 조합-비대위 간 소송이 이뤄지는 등 공사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27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은 조합과 비대위 간 소송전 진행으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평당 472만원이었던 공사비를 595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으로 조합을 설득했지만 관리처분인가에서 부결됐다. 현재 공사비를 595만원으로 하는 안을 총회 안건으로 다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와 조합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관리처분인가가 지연됐다. 비대위는 지난 4월 조합장 등 임원 10명을 해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현 집행부는 과도한 예비비 책정으로 분양가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후 판결 늦어져 새 조합장을 선출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 내부 갈등이 해결되고 나서 공사비 관련 총회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주민들이 지난해 11월 소유주 전체 회의를 열고 시공사인 GS건설의 선정을 취소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일부 주민들이 공사비 상승으로 전용 84㎡ 기준 5억원의 분담금이 책정된 것에 대해 과도하다는 불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노원구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주민 불만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전국 사업장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부분 원인이 공사비, 분담금 문제다. 조합 입장에서는 적은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불만이 발생하고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노원구는 당초 분담금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최근 분담금이 커지면서 더 불만이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공사비 인상이 과도해 특히 노원구 등 노후화가 심한 단지들은 분담금에 대한 압박이 크다고 설명했다. 노원구는 용적률이 높다는 점도 사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기존 용적률이 높고 규모가 작은 단지는 재건축 사업성이 좋지 않다. 상계주공5단지는 기존 용적률이 93%지만 모든 가구가 전용 37㎡형이라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적다. 상계2구역은 용적률이 244%에 달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노원구는 높은 용적률 등 지역 여건이 좋지 않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등 여러 요소들이 작용해 정비 사업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지구 단위 계획을 통해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서 고밀개발을 하면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노원구는 용적률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지고 최근 공사비가 크게 상승해 조합과 시공사, 조합원들 간 갈등이 심화되고 사업 지연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용적률을 올려 해결할 수 있지만 너무 고밀개발이 되면 주거환경이 쾌적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방재혁 기자(rhi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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