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조치는 당초부터 한시적이었던 만큼 전면 수입금지의 현실화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이 소식이 나온 뒤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수입금지 예외국 지위 연장을 기대했던 우리 정부와 정유업계로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비중은 지난해 3월 14%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였지만 연말엔 수입이 아예 없었고 올해 들어 재개되면서 1, 2월 수입 비중이 5.4%가 됐다. 그동안 수입처를 다변화한 만큼 당장 수급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지만, 이란산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주원료로 써 온 국내 업체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이란산 수입 원유 전량이 초경질유였다. 정부는 협상단을 워싱턴으로 보내 미국과 재논의할 계획이지만 예외를 계속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긴밀히 협조해 다른 수입처 확보에 나서는 등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대(對)이란 강경조치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어느 나라에도 예외를 두지 않는 ‘최대의 압박’을 실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미국의 정책 목표에 어긋나게 행동한다면 동맹국일지라도 가차 없이 제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비핵화 이행을 거부하는 북한은 물론이고 남북경협의 제재 면제를 모색하는 우리 정부도 비핵화 완료 때까지 국제제재 유지 원칙에 변함이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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