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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꿈틀대는 베트남⑥] 맹선배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장 "법인 전환 통해 韓중소기업 지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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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억불·거래기업 1000개 돌파…북부 베트남 韓 중기 지원 주력

베트남서도 동반자금융 실현…"양국 기업 간 교류 통해 윈윈 기대"

최근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추세다. 정부도 베트남을 신(新)남방정책 국가 중 핵심파트너로 꼽으며 경제에서 인적교류 분야까지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금융회사들도 7000곳 넘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베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연 평균 6%에 달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여기에 여전히 낮은 금융시장 침투율 등도 메리트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파이낸스는 '꿈틀대는 베트남' 시리즈를 통해 현지 진출한 한국 금융회사 및 양국 간 교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성공전략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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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선배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장은 "한국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업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노이(베트남)=세계파이낸스 오현승 기자]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돕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법인 전환이 이뤄진다면 중소기업이 소재하는 공단에 좀 더 적극적으로 지점을 늘려나갈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양국의 경제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맹선배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장은 중소기업 지원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베트남 내 법인 설립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금융제공이라는 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자는 지난 10일 하노이 경남 랜드마크타워내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을 찾았다. 맹 지점장은 "하노이지점은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상담에서부터 공장건축을 위한 대출 및 운전자금 대출을 비롯해 외환 및 예금업무를 하고 있다"며 "특히 북부 베트남에서 사업을 벌이는 한국 중소기업이 핵심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베트남에 첫 지점을 낸 건 11년 전인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베트남 남부 호찌민 인근 공단에서 영업 중인 중소기업의 금융편의를 돕고자 호찌민에 첫 지점을 설립했다. 이후 베트남 북부지역에 중소기업의 진출이 늘어나자 같은 해엔 수도 하노이에 사무소를 냈고, 2013년부터는 지점 형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엔 맹 지점장을 포함해 3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베트남 현지 직원은 26명이다. 거래기업도 적지 않다. 실제 여신을 취급하는 기업은 110여 개, 외환이나 예금거래를 이어가는 기업수는 1100여 개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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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은 설립 5년 만에 거래기업 수 1000여 개, 자산규모 3억 달러를 넘어섰다. 기업은행 하노이지점 내부. 사진=오현승 기자.


베트남 북부에 한국 중소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다. 삼성전자가 박닌에 휴대폰 공장을 세운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삼성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이 연이어 베트남으로 건너가게 된 것이다. 이 밖에 타이응우옌, 하이퐁, 박장 등의 공단 지역에도 국내 대기업의 제조시설이 연이어 들어서면서 한국 중소기업도 뒤를 따랐다. 자연스레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의 업무 영역과 규모 역시 늘어 5년 앞서 개점한 호찌민지점에 견줄 수준으로 커졌다.

실제로 하노이지점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맹 지점장은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은 지점 개설 5년 만에 자산 규모 3억 달러, 대출규모 1억 7000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영업기금 증액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져 이달부터 가용할 수 있는 영업기금의 규모는 1억 2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 지점은 개설 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후 지난해엔 약 500만 달러의 순익을 내며 순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인 전환은 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의 시급한 과제다. 현재 기업은행은 호찌민과 하노이지점에 두 곳의 지점만 운영 중이다. 은행 지점이 법인으로 전환되면 1년에 최대 5개 지점을 낼 수 있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공단 지역에 적극적으로 지점을 개설해 중소기업 지원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수 있다는 게 맹 지점장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7월 베트남 금융당국에 법인 전환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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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하노이지점은 현지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김우석 기업은행 하노이지점 팀장은 "총 3대의 차량을 운영하며 매일같이 박닌, 박짱, 닌빈, 타잉호아, 하남, 응에안 등 북부와 중북부 공단에 들러 지역별 담당자를 만나며 법인 전환에 대비해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지원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리테일 사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베트남 중앙은행의 법인 전환 승인 시 본점은 하노이가 유력하다.

맹 지점장은 "법인 전환 후 지점 설립이 수월해지더라도 대도시가 아닌 공단이나 지방 지역에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라면서 "일부 리테일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중소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대출이나 연금 등의 영역으로만 한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업을 꾸준히 이어가면서 이를 통해 베트남 경제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는게 맹 지점장의 각오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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