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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정은 내일 푸틴과 루스키섬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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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조선중앙통신 “푸틴이 초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크렘린궁은 23일 "두 정상이 25일 회담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김정은 동지께서 푸틴 각하의 초청에 의하여 곧 러시아를 방문하시게 된다”며 “방문 기간 김정은 동지와 러시아 대통령 사이의 회담이 진행되게 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경호원과 정상회담 관련 장비를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특별기(JS371)는 23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숙소 및 회담장으로 거론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구내에는 한국말로 ‘환영’이라고 쓰인 장식과 함께 북한 인공기가 걸렸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창립자인 에드윈 퓰너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장악력이 뛰어난 지도자이고 김 위원장 역시 바보가 아니다”며 “이번 북·러 정상회담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일본 등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언론은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해 도착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돌아볼 수 있는 주요 포인트 5곳을 짚어봤다.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 2002년 방문했던 러·북 친선각 갈 듯



① 최적의 환영 장소 ‘로조 친선각’=북한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넘어오는 관문에 있는 두만강 하구 하산 지역엔 작지만 의미 있는 목조주택이 있다. 간판엔 작게 ‘로조(러·북) 친선각’이라고 한글로 적혀있다. 1986년 김일성 주석의 소비에트연방 방문을 앞두고 양측의 우호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건물이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열차로 찾았을 때도 이곳을 들렀다. 할아버지·아버지의 정통성을 이어받으려는 김 위원장이 선택할 만한 장소다.

② 회담 본게임, 극동대 캠퍼스=블라디보스토크의 상징인 금각교 너머엔 루스키섬이 있는데 푸틴 대통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극동연방대 캠퍼스가 있다.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는 외부와의 차단이 용이하고 해변까지 끼고 있다. 러시아가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를 개최한 곳도 극동연방대 루스키 캠퍼스였다. 김 위원장의 집사 역할을 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곳을 수일 동안 집중 점검하고 있다. 해변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판 도보다리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다.

③ 독수리 전망대=김 위원장은 첫 국제무대 데뷔였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날 깜짝 야경 투어를 했다. 싱가포르 자본주의의 상징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을 둘러보며 경제개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도시 전경을 내려다보는 명소가 독수리 전망대다. 경제 행보 차원에서 러시아 당국이 극동지역 수출 물류기지로 집중 육성 중인 나제진스키 선도개발구역이나 푸틴 대통령이 공들이고 있는 즈베즈다 조선소 등도 방문 가능성이 있다.

④ 마린스키 발레단 공연=‘음악 정치’를 강조하는 김 위원장이 관심을 가질 장소로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분관 격인 마린스키 프로모스키 스테이지가 있다. 볼쇼이와 함께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으로 평가받는 마린스키의 분원급으로,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정한 곳이다. 24, 26일 이곳에서 공연 일정이 있는데 23일 현재 일반인도 예약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 여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⑤ ‘애민 지도자’ 연출 장소는=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현지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엔 북한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만큼 이번에도 이들을 통해 ‘애민 지도자’상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단 장소가 문제다. 블라디보스토크엔 북한 총영사관이 있으나 다소 허름한 건물이기 때문이다.

블라디보스토크=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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