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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반도체 하반기 반등한다고?…美 TI "불황 2~3분기 더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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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23일(현지 시각)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치고 콘퍼런스콜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 반도체 사이클이 성장 궤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4~5분기 정도의 불황기를 거치는데, 현재 2분기가 지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2~3분기 정도는 반도체 시황이 계속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시황이 상반기에는 부진하지만 하반기엔 반등할 것이란 이른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론’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TI는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이 불황기에 접어들었다고 처음 언급했던 회사다. 당시 TI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삼성전자 직원이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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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퀄컴의 특허 전쟁이 마무리되면서 5세대(G)용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3일 1574.05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 들어서만 36%가 넘게 오른 것이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30개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이 지수에는 퀄컴, 인텔, 엔비디아 등이 포함돼 있다.

TI의 라파엘 리자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러나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반도체 시황에 대해 과장해서 (긍정적으로) 말하거나 단기적인 호재에 흥분하지만, 우리는 현재 불황기를 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1위 대만 TSMC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최대 고객인 애플과 퀄컴의 합의로 5G 채택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는 TSMC에 명백한 호재"라고 자신했다. 로라 호 TSMC CFO는 "2분기 진입하면서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고객 수요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을 볼 때 반도체 불황 사이클의 바닥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SMC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나 급감한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 폭은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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