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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병원서 처방받은 마약류 해외에 팔아 12억 챙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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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허위로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를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 판매해 5년여간 약 12억원을 챙긴 부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미국 국적 남성 A(39)씨와 그의 한국인 아내 B씨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부부 중 A씨는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수도권 5개 병원을 돌아다니며 거짓으로 통증을 호소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뒤, 인터넷으로 32개국 구매자들에게 841회에 걸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계일보

경찰이 A씨 자택에서 압수한 마약성 진통제. 서울 노원경찰서 제공


A씨가 이렇게 챙긴 금액은 총 12억원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 B씨는 이 같은 A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지난 2월 미국 국토안보부(DHS) 수사국으로부터 미국 세관에서 의료용 마약류가 숨겨진 수출품을 압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국가정보원, 서울본부세관 등과 공조해 2개월간 수사를 벌였다.

수사 결과 경찰은 A씨가 가짜 발송지를 기재한 국제택배에 컴퓨터 마우스와 책, 서류 등을 지속적으로 보낸 것을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A씨의 자택에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 72장과 옥시코돈 45정이 발견됐다. A씨는 옥시코돈은 컴퓨터 마우스 안 공간에, 펜타닐은 책이나 서류 안에 끼워 배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판매대금을 모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식약처 등과 협조해 A씨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병원·의원을 상대로 허위·과다 처방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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