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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총격 사망' 여기자 장례식에 英·아일랜드 주요 정치인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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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인 등은 해리 포터·마블 관련 옷 입고 고인 추모

살해 관련 체포된 3명 모두 기소 없이 풀려나

연합뉴스

바라드카르(왼쪽) 아일랜드 총리와 히긴스(오른쪽) 대통령, 메이 영국 총리 [AF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발생한 '신(新) IRA'(아일랜드공화군) 폭동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여기자 리라 맥키(29)의 장례식이 24일(현지시간) 벨파스트의 세인트 앤 성당에서 열렸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장례식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 등 영국과 아일랜드의 고위 정치인이 대거 참석했다.

북아일랜드의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대표 등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맥키의 가족과 친구 등은 이날 '해리 포터' 스카프, 마블 슈퍼 히어로 관련 셔츠 등을 입고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맥키는 생전 해리 포터와 마블 관련 영화 등을 매우 즐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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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맥키의 장례식 모습 [EPA=연합뉴스]



맥키는 지난 18일 북아일랜드 경찰이 반체제 공화주의자들의 총기 등을 단속하기 위한 현장에 있다가 총탄에 맞았다.

영국에서 언론인이 취재 도중 살해된 것은 거의 20년 만에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신 IRA'는 맥키 총격 사망 사건의 책임을 시인하고 유족에게 사과했다.

'신 IRA'는 성명에서 "당시 중무장한 영국군이 급습하자 IRA 자원병이 투입됐다. 그들에게 교전 시 최대한 주의하도록 지시했다"면서 "그 과정에 '적군' 곁에 있던 리라 맥키가 비극적으로 숨졌다. 맥키의 파트너와 가족,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적군'(enemy force)은 '신 IRA'가 북아일랜드 경찰을 지칭하는 말이다.

'신 IRA'는 과거 북아일랜드 무장조직이었던 IRA의 정신을 이어받았다고 자처하는 단체다. 지난 2012년 여러 반체제 공화주의 단체들이 하나로 통합해 만들어졌다.

이 단체는 북아일랜드의 신·구교도 간 유혈분쟁을 종식한 벨파스트 협정에 반대해 북아일랜드의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아일랜드와의 통합을 주장하는 급진 무장조직이다.

최근 몇 년간 산발적으로 영국을 상대로 무장투쟁을 전개해왔으며, 최근에도 런던과 스코틀랜드 지역에서 발견된 소형 폭발물 등의 배후로 추정돼 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아일랜드 경찰은 10대 청소년 2명과 57세 여성을 체포했다가 모두 기소하지 않고 석방했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로 아일랜드와의 국경에서 '하드 보더'(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가 부활하면 다시 신·구교도 간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영국과 EU, 아일랜드는 한목소리로 '하드 보더'가 부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이 여전히 승인받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은 계속되고 있다.

유혈 분쟁을 종식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 이후 북아일랜드는 영국에 잔류를 원하는 연방주의자 정당과 아일랜드공화국과의 통일을 원하는 공화주의자 정당이 공동 정권을 꾸리고 있다.

다만 지난 2017년 3월 실시된 북아일랜드 의회 선거에서 연방주의 정당인 DUP가 1위,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이 2위를 차지했지만, 각종 이견으로 2년이 넘도록 공동 정권을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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