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라 불리는 은행동 원도심
옛 충남도청 지나 대전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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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전역 광장에 비가 내렸다. 빗물 사이로 띠를 깔아 놓은 것 같은 빨간색 타일 길이 유난히 눈길을 끌었다. 붉은 타일 길은 남쪽 ‘시내’로 향했다.
대전 시내는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 사이의 은행동 일대 원도심을 일컫는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대전의 중심은 충남도청 등이 있던 은행동~선화동에서 관공서들이 새로 자리 잡은 서구 둔산동으로 옮겨갔다. 주거 중심지도 서쪽의 둔산동, 노은동, 서남부권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대전 사람들은 원도심인 은행동 일대를 여전히 ‘시내’라고 부른다. 시내는 도시의 역사가 숨 쉬고 있고, 삶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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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타일 길은 대전시가 최근 조성한 ‘원도심 근대문화 탐방로’다. 이 길은 대전역에서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옛 충남도청, 옛 관사촌, 옛 대전여중 강당, 대전역으로 돌아오는 5.17㎞ 구간에 걸쳐 있다. 대전의 주요 근대문화유산은 대전역이 들어선 뒤인 1930년대에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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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 앞 중앙시장의 옛 한국산업은행 대전지점은 1937년 화강석으로 지어진 일제 강점기 건물이다. 대전천을 가로 지르는 목척교는 대전의 교통, 중교는 소통의 중심이었다. 중교는 지금도 봄이면 나무 시장이 열린다. 쇠퇴한 대전극장 앞 거리를 지나면 으능정이(은행동) 거리를 만날 수 있다. 기성 세대가 걸었던 거리를 가득 메운 10~20대들에게도 여전히 이곳은 ‘시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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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능정이 거리를 지나 큰 길 하나를 건너면 예술가들의 공방, 화실과 맛집, 술집 등이 몰려있는 대흥동 거리다. 이곳에서 빨간 타일 길은 옛 국립농수산품질원, 대흥동 성당, 옛 대전여중 강당을 지난다. 대전여중 강당은 1937년 지어졌는데 초가처럼 둥글고 부드러운 모양의 지붕과 처마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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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은 1932년 완공된 모더니즘 건물로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으로 인기가 높다. 현재 대전근현대사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어 둘러볼 만하다. 보문산 아래 관사촌은 충남도지사 공관과 10개 관사가 몰려 있다. 현재 작가 공방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옥집 거리가 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서울 쌍문동의 한 골목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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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주요 문화유산마다 역사를 알리는 안내 글귀를 동판에 새기고, 밤에는 야간 경관 조명을 켜 멋을 더했다. 신상철 대전시 도시경관과 팀장은 “붉은 타일 길을 따라 걸으면 대전의 근대사를 만날 수 있다. 탐방길이 자리 잡으면 거주하는 작가, 주민이 방문객들을 맞이해 골목의 역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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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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