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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 놓고 하루종일 갈등…바미당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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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의사과 사무실 지키며 사·보임계 제출 접수 막아

세계일보

“하지마. 들어가지 말라구요. 이게 당을 욕 먹이는 일이에요.“

24일 국회 의사과 사무실 문 앞에서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계를 제출하려던 당직자를 막아섰다. 서류봉투를 들고온 원내대표실 당직자는 “김관영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라서 접수 할 수 밖에 없다. 실행 해야한다”고 사무실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승강이 끝에 유 의원에 막혀 돌아갔다.




유 의원에 이어 속속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이혜훈·하태경·지상욱 의원이 오 의원 사·보임계 접수를 막으려고 의사과에 도착했다. 이들은 오후 5시무렵 부터 3시간 넘게 의사과 사무실을 지키며 김 원내대표의 사·보임계 제출 접수를 막았다. 김 원내대표는 사개특위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반대하는 오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해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려고 시도했다. 사개특위(18명) 중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7명)을 제외한 5분의 3(11명) 이상이 동의하면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추진이 가능하다. 만약 오 의원이 국회 사개특위에서 반대하면 지난 22일 여야4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제 개편·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이 물거품될 수 있다.

뒤늦게 도착한 오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김관영 원내대표가 결론을 짜놓고 가고 있다. 저 스스로 사임계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저를 사보임할 수 있는 권한은 임시회 중에 아무도 없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의총에서 김 원내대표가 ‘오 의원의 사·보임은 없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의총 비공개 회의에서 ‘사개특위 위원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보임은 없다는 것도 같이 표결에 올려달라’는 지상욱 의원의 질의에 “그건 약속해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의원은 이어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안 하겠다 그래서 지난 의총에서 표결에 들어간 것”이라며 “본인이 어떻게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의원을 희롱할 수 있나. 이건 시정잡배도 아니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사과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손학규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유 의원은 “민주화 됐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정당 안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동료 의원에게 거짓말로 모든 걸 속이는 이 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며 “그동안 지도부 거취에 대해 말을 아껴왔지만 이제는 손 대표와 김관영 지도부 전원은 당을 끌고 갈 자격 없다고 생각한다. 퇴진을 위해서 싸우겠다”고 선포했다.

세계일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의사과에서 바른미래당 오신환, 유의동, 유승민, 지상욱 의원이 바른미래당의 정개특위 사보임 서류 접수를 저지하기 위해 의사과 앞에서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JTBC에 출연해 “의총에서 4시간 넘는 토론 끝에 투표 결과가 나왔다.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계속 방해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대단히 아쉽다”며 “원내대표가 사·보임을 요청하면 국회의장은 교섭단체 의사 존중해서 (사·보임을) 처리해왔다. 제출하면 처리 될 수 있다”고 사·보임 제출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오는 25일 개최가 예정된 사개특위 회의를 앞두고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사·보임계를 팩스로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돌을 예고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사과를 나오면서 “만약 팩스나 평소에 안 하던 방식으로 접수처리됐다고 얘기하면 바로 문희상 국회의장님 찾아가 국회법 위반이라는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것”이라며 “(의사과가)내일 9시부터 접수를 하겠다고 하니까 빠른 시간에 와서 (사·보임계 제출을)막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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