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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KAIST 권동수 교수, 수술 로봇 전문업체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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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개발을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R&BD’로 기술사업화혁신 선도

- 짧은 기간 내에 고부가가치를 창출 가능한 ‘연구실 창업’ 활성화 필요

헤럴드경제

원격 유연내시경 수술로봇 케이플렉스(K-FLEX) 시뮬레이션 시연 모습.[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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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가 의료로봇 전문업체 ‘이지엔도서지컬’을 창업했다고 25일 밝혔다. 권 교수가 8명의 제자와 함께 창업한 이 회사는 KAIST의 66번째 교원 창업기업으로 권 교수가 연구실에서 쌓은 23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됐다.

회사가 실제로 문을 연 것은 2018년 2월이지만, 권 교수는 1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야 늦은 창업식을 개최했다. 설립 이후 수술 로봇 전문기업이라는 정체성 증명을 위해 우선 3개의 상용화 모델을 제작하는데 매진하는 등 가시적인 R&D 성과를 완성하고 나서야 사업 파트너와 투자자 등에게 확실한 사업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식약처가 작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수술 로봇시장은 매년 13.2%의 성장세를 보이며 2021년에는 약 9조6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와는 달리 국내 수술 로봇업계는 원천기술을 자력으로 연구해 확보하거나 상용화한 경험이 부족한 실정이다.

KAIST에서 시작한 글로벌 의료 로봇 기업으로의 성장을 비전으로 삼은 이지엔도서지컬은 순수 국내 연구진의 노하우로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체계적인 인허가 시스템 정립과 상용화 등을 통해 로봇 수술 시장에서 국내 기술의 영향력을 확장해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창업식 축사를 통해 “19세기 대학의 사명은 교육이었고, 20세기엔 지식 창출로 기관으로서 역할을 해왔지만 21세기에는 R&D를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R&BD를 통해 인류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연구개발 성과를 경제적 가치로 창출하는 ‘기술사업화 혁신’은 신 총장이 취임 전부터 강조해온 가치인데, KAIST는 지난해 3월 발표한 ‘비전 2031’을 통해 구체적 혁신전략을 수립해 이를 추진 중이다.

KAIST는 1971년 개교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창업 산실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난 80년대에는 메디슨ㆍ큐닉스ㆍ퓨처시스템 등 1세대 벤처를 탄생시키며 기틀을 닦았고, 네이버ㆍ넥슨ㆍ네오위즈 등 90년대 IT 창업을 이끈 핵심 인재를 배출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첨단소재ㆍ바이오ㆍ나노ㆍIoT 등의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 집약적인 창업을 선도하고 있다. KAIST는 특히 과학기술에 바탕을 둔 기업가 정신을 캠퍼스 문화를 조성하고 체계적인 창업 지원 시스템 마련을 위해 2014년 ‘KAIST 창업원’을 설치, 운영 중인데 창업원 출범 이후 약 4년간 30건의 교원 창업과 82건의 학생 창업기업을 각각 탄생시켰다.

KAIST가 주력하는 신기술 기반의 창업은 일반적인 아이디어 창업에 반해 고용 창출효과가 크고 기업 생존율이 우수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지엔도서지컬’도 학교로부터 26건의 특허를 이전받아 교수와 학생이 공동 창업한 케이스다.

수술 로봇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정밀도ㆍ고난이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로 만성질환 발병 증가, 인구 고령화, 수술 절차의 복잡성 등에 따라 자동화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지엔도서지컬은 유연 수술 도구 제작과 제어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정확한 유연 내시경 수술로봇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권 교수는 “신생 벤처 기업 중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전 세계에 311개가 있는데 그 중 우버ㆍ에어비앤비ㆍ샤오미 등의 기업은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데카콘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면서 “대학이 연구실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 이를 활성화할 경우 짧은 사업 기간 안에 높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국내 유니콘 기업 수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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