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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디즈니 90년史 6500만점 원화 관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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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 지하 2층엔 지난 19일부터 독특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8월 18일까지 진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이다. 디즈니 고전 캐릭터부터 최신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원화 400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이 전시는 올해 줄줄이 개봉하는 디즈니 영화 캐릭터를 한눈에 조망해볼 기회이기도 하다. 오는 5월 영화 '알라딘'을 시작으로 '토이스토리4'(6월), '라이온킹'(7월), '겨울왕국2'(12월)까지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 DDP에서 만난 메리 월시 디즈니 애니메이션 전시 총감독은 "디즈니 90년사를 장식하는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두루 다뤘다"며 운을 뗐다.

"1920년대 미키마우스부터 출발해 다양한 그림 400점을 준비했다. 최근에 나온 '주먹왕 랄프2'와 연말 개봉하는 '겨울왕국2' 2점은 이번이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아티스트 인터뷰를 모아놓은 영상도 눈여겨봐달라. 이들이 어떻게 디즈니에서 일하게 됐고, 어떤 영화들에서 감명을 받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월시는 25년째 디즈니에 근무 중이다. 13년 동안 스튜디오에서 일했고 이후 12년간 '애니메이션 리서치 라이브러리(ARL)'에서 기록물 관리와 자료 보존을 총괄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디즈니의 도서관 관장쯤 된다. 라이브러리에 소장된 원화는 192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자그마치 6500만점.

그는 "대형 전시박물관 규정과 똑같은 방식에 따라 종이로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에 보존 건물이 11개가 있다. 각 작품마다 온도와 습도를 맞추어 최상의 상태로 관리한다. 그중 150만점은 11년 전부터 디지털화했다. 디지털화를 하면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작품을 공유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 유실 위험이 사라졌음은 물론이고."

한국 전시품 중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겨울왕국' 원화들이다. 디즈니 애니메이터였던 김상진 씨가 디자인한 안나, 엘사 캐릭터 등이다. 2013년 디즈니를 떠난 전설적 애니메이터 글렌 킨의 작품도 다수 전시돼 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을 그린 인물이다. 월시는 "떠난 사람도 여전히 반기는 조직이 디즈니"라고 강조했다.

"여긴 내 경험으로는 최상의 직장이다. 근무 환경과 인간 관계 등 모든 면에서 열려 있다.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니지만, 유수 애니메이터들이 만들어내는 근사한 작품들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특히나 그것을 세상에 나눌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가 생각하는 디즈니만의 강점을 물었다.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숱한 캐릭터가 사랑받는 비결 말이다. 월시는 "절대 지루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덧붙였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지만 아마도 이들이 가진 스토리텔링의 힘이 아닐까. 기술의 발전으로 작품 제작 환경이 점점 최신화하고 있다. 이게 디즈니 작품들의 스토리텔링을 강화해준다. 디즈니가 절대로 늙지 않는 이유다."

[김시균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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