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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개도국선 한국형 공간정보 플랫폼 인기, K팝 못지 않아요”-최창학 한국국토정보(LX) 사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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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정보 18가지 온라인서 한 방에’

세계 유례없는 가장 앞선 시스템

투르크에 100억… 해외 수출길 열어

지적(地籍)에 행정·유통정보 등 융·복합

드론·스마트시티 등 4차산업 대응

헤럴드경제

최창학 한국국토정보 사장은 행정과 ICT를 접목한 전자정부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노무현정부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지낸 그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 수행, 투르크메니스탄에 한국형 지적정보 인프라 수출 계약을 따내며 해외 진출 길을 열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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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호진 선임기자] ‘대한지적공사’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도로나 임야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측량 작업에 한창인 기업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땅의 주민등록증 또는 호적 격인 ‘지적’(地籍)을 기록ㆍ제공하는 전문기관으로 알려진 탓이다. 그러던 지적공사가 4년 전인 2015년, 디지털기술 혁신 시대를 맞아 환골탈태했다. 정체성을 상징하던 ‘지적’을 사명에서 과감히 지우고 국토정보 플랫폼 기관을 천명하며 한국국토정보공사(LX)로 거듭났다.

새 이름을 단 LX는 지난 4년 간 지적정보에 행정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융·복합,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열중했다. 드론을 활용한 3차원 입체 공간정보, 한 도시(전주시)를 컴퓨터와 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의 디지털 공간으로 통째로 옮겨와 교통·환경·범죄 등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삶을 질을 높이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인 ‘디지털 트윈’을 진행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내부혁신에 매진하며 공간정보 플랫폼 기관으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한 LX의 시선은 이제 해외로 향하고 있다. 세계가 알아주는 IT강국이 구축한 공간정보 플랫폼 노하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힐 것이라는 자신감에서다. 첫 낭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기간 중인 지난 16일 들려왔다. 그동안 공들여온 투르크메니스탄 지적정보 인프라 구축사업이 열매를 맺어 수출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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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학 한국국토정보 사장은 행정과 ICT를 접목한 전자정부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노무현정부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지낸 그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 수행, 투르크메니스탄에 한국형 지적정보 인프라 수출 계약을 따내며 해외 진출 길을 열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같은 ‘LX 2.0시대’의 중심에는 ‘전자 정부’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형 CEO 최창학 사장(60)이 있다. 그는 행정학 박사학위(대구대)를 취득한 학구파로 대구시 정보화담당관 겸 CIO, 노무현정부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지냈다. 행정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전자정부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지적정보 안프라의 경쟁력이 어느 수준이길래 해외에서도 먹힐까? 이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25일 LX 서울지역본부에서 최 사장을 만났다.

최 사장은 한국의 지적정보 인프라는 이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 이라고 단언했다. 토지 관련 정보 18가지를 관청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1개의 시트로 발급받을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이런 대민 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시스템의 수출 길을 열기 위해 코이카의 공적원조(ODA)로 투르크메니스탄 작은 지역에서 선보였더니 45억원 수주로 이어졌다. 한국형 시스템의 우수성을 실감한 투르크메니스탄은 전 국토의 지적정보 인프라 구축에 나섰고 러시아와 막판 경합한 끝에 1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 토지사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반도의 2.2배나 되는 방대한 땅의 토지소유권 확인을 위한 기초자료가 부족한 데다 토지등록 시스템과 관리체계가 미흡해 국토개발계획 수립에 한계가 있었다. LX는 위성항법시스템(GNSS), 위성영상을 통해 300ha 농경지의 디지털 지적도를 구축하는 한편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토지정보관리시스템을 전수해 이 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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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학 한국국토정보 사장은 행정과 ICT를 접목한 전자정부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노무현정부 정부혁신위원회 전자정부국장을 지낸 그는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때 수행, 투르크메니스탄에 한국형 지적정보 인프라 수출 계약을 따내며 해외 진출 길을 열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최 사장은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에 K팝 등 한류 바람이 불 듯, 이들 지역에 한국형 지적정보 플랫폼의 인기는 높다”며 “특히 개발도상국들 가운데 국토관리의 효율화를 통한 국가 발전을 꾀하는 곳이 많아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실제로 LX는 우즈베키스탄의 151억 규모 부동산 등록 및 지적현대화 구축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뛰고 있다. 칠레, 파라과이 등도 한국형 플랫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최 사장의 귀띔이다.

최 사장은 4차산업 시대엔 “플랫폼의 승자가 헤게모니를 쥘 수 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지난해 영업적자만 1조원이넘는 쿠팡에 소프트뱅크가 최근 2조원의 공격적 추가투자를 한 것도 쿠팡을 통해 아마존과 같은 거대 유통 플랫폼을 꿈꾸고 있기 때문 아니냐고 반문한다.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비즈니스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통찰이다 .

LX가 스마트 공간정보 플랫폼 개발에 눈을 돌린 이유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LX의 디지털 지적도에 행정·유통등 다양한 정보가 융·복합하게 되면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 예를들어 카페를 창업하고자 할 경우 디지털지적도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인구분포, 지가, 유동인구, 연령 등을 결합하면 맞춤형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세계 공간정보 시장은 169조원으로, 국내 관련 산업도 2012년 이후 연평균 11%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구글(자율주행차), 아마존(드론 택배)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기반도 공간정보가 밑바탕”이라고 진단했다.

최 사장은 “드론를 통한 3차원 입체 공간정보, 스마트시티 가동을 통한 도시 문제 해결 등은 LX가 IT기업 또는 스타트업과 상생 협력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다”며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등을 구축해, 이들 기업과 동반성장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m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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