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바른미래 '돌출법안' 4黨 공조 균열...패스트트랙 '잠정 중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운영위원장실 들어가는 김관영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5일 보도진 질문을 받으며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9.4.25 cityboy@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주 자유한국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패스트트랙 추진을 저지한 데 이어 단일대오를 형성했던 여야 4당마저 자중지란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당내 반발로 여야 합의안을 깨고 새로운 독자법안(案)을 내놓자 민주평화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처리 9부 능선에서 패스트트랙이 좌초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거치며 소강상태에 접어든 패스트트랙 정국은 바른미래당이 고위공직자수사처법 관련 독자 법안을 발의하면서 새롭게 요동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오신환·권은희 의원 '강제 사보임' 논란이 일면서 패스트트랙 추진 동력이 상실되자 '내부 달래기용'으로 권 의원을 중심으로 한 독자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에 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김동철·김성식 의원과 사개특위 위원인 임재훈·채이배 의원은 패스트트랙 동참할 뜻을 피력하면서 내부 잡음은 일부 정리됐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돌출 행동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의 공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미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처리를 하기로 합의한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모두 발의해 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안이 튀어나오면서 여야 간 재논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민주평화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미래당의 공수처법 독자안과 관련, "4당 합의를 깨는 것"이라며 "패스트트랙 제도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될 경우 3/5이 넘는 의원들이 서로 다른 두 개의 공수처 법안에 대해 동시 찬성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점과 법안 표결 시 어떠한 법안을 우선 표결해야 하는지 등에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평당은 바른미래당 안을 강행할 경우 사개특위 위원인 박지원 의원이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사개특위 위원들이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박 의원까지 반대할 경우 정족수 미달로 패스트트랙 지정은 무산된다.

장 원내대표는 여야 4당 간 논의를 통한 합의안 도출을 요구했지만, 이 경우 패스트트랙의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바른미래당 독자안에 대해 당혹해하는 모습이다. 이미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안과 바른미래당의 법안에 일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바른미래당 독자안에 대한 심사에 나섰지만 오후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 4당이 합의, 발의한 공수처 법안에는 고위공직자 범죄와 부패를 모두 수사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바른미래당 안에는 부패 행위를 중점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공수처에 일부 기소권을 주는 대신 기소 여부를 심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공수처의 기소권을 남발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새로 마련했다.

당초 공수처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부여할 것을 주장해 온 민주당 입장에선 일부 후퇴한 내용인 셈이다. 결국 민주당도 해당 법안을 거부하고 재논의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 4당이 재논의에 착수할 경우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추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만큼 패스트트랙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지도부 탄핵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등 격렬히 저항하고 있어 재논의를 어렵게 하는 이유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