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와 독점 계약 10월로 종료…업계, 재계약 여부에 촉각
실익은 글쎄…고객 유치 효과 불구 가입자당 1만원 넷플릭스에 더 줘야
애플·디즈니 OTT 사업 선언 등 콘텐츠 시장 변동 주시중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LG유플러스의 IPTV-넷플릭스 독점 계약이 오는 10월 종료되면서 '넷플릭스 효과'에 대한 통신사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펼쳐지고 있다. 현재로선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재계약하는 것이 유력하지만 실익이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넷플릭스가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30일 방송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독점 계약이 10월로 만료된다"면서 "넷플릭스 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보여 올가을 독점이 풀리는 넷플릭스를 놓고 통신 3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넷플릭스 효과로 IPTV 가입자 증가는 물론 평균 매출도 늘고 있어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면서 "3년 약정 시 기존 IPTV 서비스는 기본형 월 1만2100원(183개 채널), 고급형 1만6500원(223개 채널)인 데 반해 넷플릭스 결합상품은 2만6300원(넷플릭스 HD 포함), 2만8800원(넷플릭스 UHD 포함)으로 전체 매출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IPTV에 넷플릭스를 도입한 이후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 수는 401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넷플릭스의 블록버스터 '킹덤' 등에 힘입어 20, 30대 신규 고객층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오는 2월 발표될 예정인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넷플릭스 효과'가 얼마나 될지 경쟁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유인 효과 커 vs 실제 매출은 제자리
하지만 경쟁사들은 실속이 없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에 줘야 할 돈이 가입자당 1만원이 넘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수익배분율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방송업계는 1.5대 8.5(넷플릭스) 수준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넷플릭스에 줘야 되는 돈을 빼면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결합상품의 실제 수익은 1만6500원에 못 미친다. 과거 IPTV 고급형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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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IPTV+넷플릭스 결합상품의 경우 넷플릭스 측에 줘야 할 돈이 최소 1만원 이상으로 가입자당 매출에서 넷플릭스로 인한 매출 증가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결합상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유료 콘텐츠 구매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월 1만원대의 IPTV 상품을 사용하며 추가로 지상파 3사, CJ의 VOD 월정액 서비스, 단편 영화, 시리즈 등을 구매하던 사용자들이 넷플릭스 외의 추가 지출을 하지 않는 경우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가입자의 특성은 더 이상의 추가 지출 대신 넷플릭스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여타 유료 콘텐츠 구매가 크게 줄어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넷플릭스 상품 이용자들의 별도 부가 콘텐츠 구매가 줄었다"고 말했다.
KTㆍSKB, 넷플릭스 계약에 신중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1년이지만 재계약 우선권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중이다. 또 다른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약 6개월 넷플릭스를 독점 서비스해 왔는데 단순히 IPTV시장을 놓고 숫자만 보면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할 수 있지만 5G, 모바일시장까지 고려하면 상황이 달라진다"면서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면밀하게 득실을 따져 재계약 여부를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3사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시장 확대를 위해 반 넷플릭스 진영을 표방한 SK브로드밴드는 LG유플러스의 독점이 풀려도 경쟁사들이 앞다퉈 뛰어들 만큼 매력적이진 않다는 입장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확대에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만 수익은 전혀 다른 문제다. 넷플릭스도 다양한 콘텐츠 채널 중 하나로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거리를 뒀다.
KT 내부 분위기도 비슷하다. KT 관계자는 "넷플릭스에서 디즈니가 별도의 OTT 서비스를 시작하며 독립하고 애플 역시 유사 서비스를 내놓는 등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예의주시 중"이라며 "국내의 경우 넷플릭스가 아직까지는 IPTV의 보완재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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