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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한진칼 지분율 낮춘 국민연금, 경영참여는 계속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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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큰손’ 국민연금공단이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를 지속하기로 했다.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당분간은 경영참여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19년도 제4차 회의를 열어 한진칼 주식 보유목적 변경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금위는 667조원(2019년 2월말 기준)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조선비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금위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보건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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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를 지향하는 기관인데 불과 몇개월 만에 보유목적을 변경하면 조직 신뢰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기금위원들간 논의 끝에 보유목적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기금위는 지난 2월 1일 진행된 제2차 회의에서 한진칼(180640)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의결한 바 있다.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는 이사 선임·해임 또는 직무정지, 정관 변경, 자본금 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이 포함된다. 국민연금은 이중 정관 변경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제안했으나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이후 국민연금은 7%가 넘던 한진칼 지분율을 4.11%까지 크게 낮췄다. 주총 전후로 한진칼 주가가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크게 오르자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이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이다. 한진칼 지분율을 5% 아래로 낮춘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목적 변경안을 기금위 테이블에 올린다는 소식에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후 손을 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의 한진칼 지분율 하락과 관련해 "위탁운용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일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나 기금위가 관여할 수 없다"며 "특정 기업 주식에 대한 지분율 목표치를 미리 설정해두고 활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기금위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자위) 운영규정 개정안도 논의했으나 위원들간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위원들은 수탁자책임 원칙에 관한 규정에 동의하고 이행을 확약한 자를 위원으로 위촉하는 내용을 두고 토론을 펼쳤다. 박 장관은 "위원들이 안건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이행 방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며 "좀 더 검토해 다시 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체투자 집행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기금위는 대체투자 투자 결정 과정을 간소화하고 헤지펀드 투자시 싱글펀드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싱글펀드는 기금본부가 주요 투자 과정을 재위임(재간접펀드)하지 않고 직접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또 기금위는 신규 대체투자 자산을 일정 범위내에서 탄력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그간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많은 기여를 해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투자 비중이 목표치에 미달하면서 기금운용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를 보다 원활하게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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