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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뜨는 감성 여행지...남해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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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남해 다랭이마을. 산에는 신록이 잔뜩 올랐고 바다는 고운 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인다. 남해의 봄 풍경은 감성을 자극하고 ‘힐링’을 얻기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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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아시아투데이 글·사진 김성환 기자 = “이 먼 곳까지 와서 저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 사람들을 보면 신기해요.”

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의 ‘정다방’ 주인의 말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시어머니가 47년 전 다방을 개업했다. 그는 20여 년 전부터 시어머니의 뒤를 이어 다방을 운영 중이다.

다방이 들어선 지족리의 메인통(지족구 거리)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조금 달라지고 있단다. 1년여 전부터 1020세대가 좋아할 만한 가게가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젊은 감성의 독립서점(아마도책방)이 들어서더니 곧 아기자기한 소품을 판매하는 숍(초록스토어)이 문을 열었다. 플라워 기프트숍 겸 공방(플로마리)과 모던한 파스타 전문점(씨이너볼)도 생겼다. 오래된 거리가 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1km도 채 안 되는 이 거리와 가게들을 구경하겠다고 멀리서 애써 찾는 ‘청춘’들이 적지 않단다. 점포를 구하러 오는 젊은이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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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리 ‘정다방’. 문을 연 지 47년 된 이곳은 최근 ‘레트로’(복고) 트렌드와 맞물려 1020세대의 사진촬영 스폿으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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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리 메인거리(지족구 거리). 약 1년전부터 독립서점과 소품숍, 파스타전문점, 플라워숍 등이 들어서며 남해의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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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감성여행 1번지…지족리

정다방도 이런 변화에 합류했다. 주인은 1년 전 내부 인테리어를 살짝 바꿨다. 빨간색 출입문을 달고 창문에 ‘여기가 지족 정다방이야?’라는 앙증맞은 문구를 적어 넣었다. 카운터 주위와 메뉴판 등을 레트로풍(복고)으로 꾸몄다. 여기에 오래된 소품을 추가했다. 1970년대 한창이었던, 새마을운동을 상징하는 초록색 모자와 갈색 점퍼 등을 다방 구석 옷걸이에 걸어뒀다. 그랬더니 ‘청춘’들이 와서 이것을 몸에 걸치고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것을 보고 찾아 오는 사람들이 또 생겼다. 서울에서 오는 이들도 있다. 그는 사진 한 컷 찍으려고 4~5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마다하지 않는 청춘들의 여행법이 참 신통방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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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해협의 죽방렴. 남해 죽방렴 멸치는 품질이 우수하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봄, 가을에 주로 많이 잡히는데 봄멸치가 요즘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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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리는 원래 죽방렴이 유명하다. 죽방렴은 고기를 잡기 위해 물속에 대나무발을 그물처럼 세운 원시적인 도구다. 죽방렴 고기잡이는 물때를 이용해 물고기가 대나무발 안으로 들어오도록 해 잡는 방식이다.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두 곳은 창선교로 연결된다)의 지족해협은 물살이 거세 죽방렴 고기잡이에 적합하다. 이곳에 20여개의 죽방렴이 설치돼 있다. 여기서 잡히는 대표적인 어종이 멸치다. 죽방렴 멸치는 품질이 우수하기로 잘 알려졌다. 창선교 일대에는 그래서 멸치쌈밥이나 무침 등을 내는 음식점들이 많다. 멸치는 봄, 가을에 잘 잡히는데 요즘이 봄멸치가 맛있을 때다. 어쨌든 우리나라 전통 고기잡이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죽방렴은 지족리의 최고 볼거리였다. 이제는 지족구 거리의 예쁜 숍들이 죽방렴 못지않은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여행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감성’이다. 이런 변화는 비단 지족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남해 전체가 감성여행지로 변신 중이다. 미술관과 갤러리, 공방과 카페, 서점 등 문화·예술 공간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문화적 자극을 바라는 이들에게 꼭 한번 가봐야 할 여행지로 남해가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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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의 서점.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어 찾는 이들이 많다. 소규모 출판사와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의 책 등 8000여권의 도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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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의 레스토랑. 남해 일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선보인다. 남해의 미식 명소로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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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 레스토랑 주방. 완전히 개방된 구조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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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미식의 중심…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

아난티 남해의 이터널 저니는 남해 감성 여행의 중심지다.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가 2018년 초 아난티 남해로 바뀌었다. 이터널 저니는 휴식과 치유를 주제로 문화예술과 미식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지난해 8월 오픈했는데 투숙하지 않더라도 이용할 수 있어 찾는 사람이 많다. 1층에는 남해에서 나는 재료를 이용해 만든 음식을 내는 레스토랑과 식료품관이, 2층에는 8000여권의 도서를 갖춘 서점과 40여개 브랜드가 모여 있는 라이프스타일 섹션이 위치한다. 모든 것을 아난티 남해가 직접 고심해 엄선했다.

서점에는 소규모 출판사와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의 책들이 다양한 주제별로 갖춰져 있다. 아이들을 위한 키즈 섹션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라이프스타일 섹션의 소품들은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작가나 예술가들의 스토리와 연관돼 펼쳐져 있다. 침실에서는 세기의 커플이었던 존 레논과 오노 요코가 호텔 방에서 평화 시위를 했던 스토리를, 서재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일기장을 통해 작가의 폭발할 듯한 예술혼과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사랑을 경험하는 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터널 저니 앞 잔디 정원에서는 남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아주마켓도 정기적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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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남해 ‘이터널 저니’의 라이프스타일 섹션.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작가, 예술가들의 스토리 등을 테마로 소품들을 구성한 것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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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희 아난티 이사는 “남해는 고전적인 여행지로 인식됐다. 그러나 요즘은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문화공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어 남해 여행이 더욱 풍성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난티 남해는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숙소로 유명했다. 이터널 저니 덕분에 이제는 바다와 교감하는 휴식을 넘어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아난티 남해는 이터널 저니 외에도 야외 수영장, 골프장, 스파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서 팁.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하려면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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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스밴드’. 창 밖의 풍경이 그대로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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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덕피자로 이름난 ‘헐스밴드’. 이국적인 건물과 창 밖으로 보이는 예쁜 풍경으로 1020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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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덕피자·수제맥주·작은 미술관…

남해에서 눈길을 끄는 감성공간 몇 곳을 소개하면 이렇다. 돌창고프로젝트는 마을마다 곡물을 보관하던 오래된 돌창고를 전시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다. 젊은이들이 2016년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며 경제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남해에 현재는 삼동면의 시문돌창고, 서면의 대정돌창고 등 2개가 있는데 이곳에서 지역 및 신진 작가들의 전시회나 플리마켓(벼룩시장) 등이 열린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잘 알려진 삼동면 독일마을 일대에도 감성 공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수제맥주와 독일 정통 빵을 내는 ‘독일빵집’이다. 직접 생산한 맥주와 다양한 음식, 독일식 유기농 빵 등이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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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다랭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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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면의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은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전시관, 도서관, 실험극장 등을 갖춘 문화공간이다. 세계의 탈과 영상자료, 각종미술품과 전문서적 등 총 25만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보건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남면의 남해바래길 작은미술관은 지역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작은 미술관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 서면의 헐스밴드는 ‘피맥’(피자+맥주)을 즐길 수 있는 예쁜 공간이자 남해의 해넘이 포토 스폿으로 이름났다. 예쁜 건물과 솔숲, 바다가 어우러지며 로맨틱한 풍경을 연출한다. 화덕에 굽는 피자도 맛있다. 남해를 찾는 젊은이들은 이러한 공간들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촬영하고 색다른 추억을 만든다.

당연히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 역시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푸른 바다, 해안선이 들고나며 만드는 비경, 고즈넉한 포구 풍경이 참 예쁘다. 5월의 고운 빛을 받은 바다는 눈이 부시게 반짝이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잔뜩 올랐다. 여기에 기도효험 좋기로 소문난 금산 보리암, 다랑이논으로 이름난 남면의 가천 다랭이마을 등 눈 돌리는 곳마다 가슴이 ‘뻥’ 뚫리는 장쾌한 절경이 펼쳐진다.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해안도로를 따라 돌기만 해도 절로 ‘힐링’이 된다. 이제 남해를 여행하는 방법이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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