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언론 정오 지나서 잇달아 보도...소셜미디어도 검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인상을 거듭 압박했지만, 중국 내부에선 애초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언급한 지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중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 이상, 선전종합지수는 7% 이상 폭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연간) 500억 달러(약 58조4350억원) 규모의 하이테크 제품에 25%, 그리고 20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제품에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오는 10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던 중국산 제품(연간 3250억 달러 규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공격에도 중국 관영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전 내내 관련 보도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SCMP가 전했다. 이후 정오가 지나서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를 시작으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CCTV,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들이 잇따라 소식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민간 경제매체 차이신과 금융정보매체인 시나뉴스는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해 "정보에 의해 영향을 미쳤다"고만 보도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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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과 관련된 언론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애초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흘 전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등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슬로바키아 총리를 만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역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너무 잘 돼서 탈이 날 정도다. 수주 내 뭔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도 통제·검열했다고 SCMP가 전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내용을 직접 캡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와 중국 메신저 위챗(WeChat)에 올렸지만 곧바로 '위챗 규정을 위반했다'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위챗 홍콩 계정에서는 삭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9~10일 예정대로 워싱턴DC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경고와 함께 대중 관세 인상을 거듭 압박하면서 당초 10일로 예상됐던 조기 타결 여부는 불투명해진 상태다.
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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