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파니, 11년 만의 중거리골 직전
동료도 감독도 “쏘지마” “패스”
예상 깬 골로 맨시티 2연패 ‘눈앞’
앞을 막는 수비가 없자 콤파니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벼락같은 중거리슛을 날렸다. 볼이 발등에 제대로 얹혔다. 대포알처럼 휘어져 날아간 볼이 레스터시티 오른쪽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골키퍼의 신도 막을 수 없는 원더골. 마법의 순간을 목격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이 뒤집어졌다. 스카이스포츠 중계진도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오오오오”라는 탄성만 내지르다가 “캡틴 마블”을 외쳐댔다.
펩은 두 팔을 하늘로 치켜올렸다. 신의 계시라도 받은 표정이었다. 콤파니는 2012년 우승으로 이어진 맨유전 결승골을 포함해 여러 중요한 골들을 많이 넣었지만 이날만큼 환상적이고, 극적인 골은 없었다. 이날 승리로 리그 13연승을 달린 맨시티는 승점 95점으로 리버풀(승점 94점)에 1점차 우위를 갖고 마지막 경기에 나서게 됐다. 12일 열리는 브라이턴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리버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콤파니는 2011년부터 8년째 맨시티의 주장을 맡고 있다. 스톤스-라포르테 센터백 콤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올 시즌 리그 1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결정적인 한 방으로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콤파니는 “다른 선수들이 ‘쏘지 마, 쏘지 마’라고 외치는 것을 들었다”면서 “젊은 선수들에게 언제 슛할 수 있고, 언제 슛하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으려고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해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답게 경계의 말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 브라이턴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샴페인을 먼저 터뜨려선 안된다는 경고였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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