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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관세 으름장에…中 수출업체들 관세 공포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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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중국산 물품 25% 관세 '현실화' 우려 커져

관세 걱정 없고 노동력 싼 베트남으로 '엑소더스'

관세 현실화되면 환율도 中 제조업체 '골칫덩이' 부각

[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미국이 중국에 ‘관세 으름장’을 놓으며 다시 한번 무역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수출기업들의 공포도 가중되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실제로 부과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중국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광둥성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글로리아 류는 “우리 제품이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 안심했었는데 이는 착각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게임의 룰을 전혀 따르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광둥성에서 피혁업체를 운영하는 랴오 류 역시 “미국이나 중국으로 수출하는 업체 사장들은 이제 수면제에 기대 잠을 자야 하는 처지”라고 한탄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해외로 기지를 옮기기도 힘들지만, 해외로 이전을 하지 않고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담하다가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도 새로 매기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중국 제조업체들은 베트남으로 기지를 옮기고 있다. 노동력도 저렴한데다 정부 역시 경제발전 의지가 강해 해외 기업에도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 올해 1분기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는 108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86.2% 증가했다.

하지만 베트남도 몰려드는 외국 기업탓에 물가상승과 노동력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제조업체 외 다른 품목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까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헬멧 제조업체 운영자인 정 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 말한 3250억달러 규모 수입품를 샅샅이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에는 관세 폭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해 베트남의 공장 부지 가격은 1㎡당 6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당 100달러 수준으로 급등했다. 중국 기업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호찌민에서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는 장뎬성 역시 “호찌민시 인근에서 노동자를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노동자를 서로 데려가기 위해 공장들 사이에 싸움마저 일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제조기업들이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로 ‘엑소더스’ 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이 걱정하는 것은 관세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율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수주가 줄어들고 이익률도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싹트고 있다. 상하이 소재 독일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내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을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강조하고, 무역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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