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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에 노트북 '수십대'…"상부 지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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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the L]검찰, 증거인멸 지시한 '책임자 규명' 주력…"회계분식 본류와 맞닿아있어"

머니투데이

(인천=뉴스1) 오장환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 관련 자료 위조, 증거 인멸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 임직원 2명이 2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10시 30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양모 씨, 부장 이모 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들어갔으며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또는 이튿날 새벽 중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2019.4.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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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공장 바닥 아래 숨긴 노트북만 수십대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장 마룻바닥을 뜯어내고 배선이 설치된 공간 아래 노트북을 묻어두는 등 지난해 7월부터 계속된 수사를 대비해 계획적으로 증거인멸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후 3시 삼성바이오 보안 실무책임자 안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 심리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전날 회사 대용량 서버 등을 떼어내 숨긴 혐의로 안 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안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공장 마룻바닥을 뜯어 자료를 묻고 다시 덮어 증거를 숨겼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전날 오후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마룻바닥을 뜯고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자료를 압수했다.

삼성바이오는 이를 여러곳에 분산해 보관하다가 최근 증거인멸 수사가 확대되자 일부 기록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자료가 여러군데 흩어져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 측이 가장 중요한 자료가 먼저 훼손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안 씨는 상부 지시 없이 개인적인 판단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안 씨가 회사 내 다른 직원들과 함께 공장 바닥을 뜯고 증거를 은닉한 만큼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분식회계 의혹을 숨기기 위한 증거은닉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에피스 직원 A씨는 금융감독원 특별감리가 진행중이던 지난해 5~6월 회사 공용서버를 떼어내 자신의 집에 숨겨놓고 있다가 발각됐다. 또 삼성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는 직원 수십명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삼성바이오 회계분식이라는 본류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증거인멸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지시자 및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증거인멸 지시가 어떻게 어떤 경로로 내려갔는지 전사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셈이다.

미래전략실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백모 상무, 계열사 보안업무를 총괄하는 서모 상무 등에 대한 조사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검찰은 백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중이다.

이미호 기자 be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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