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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신도시 이모저모

[현장에서] 3기 신도시들, 판교 같은 자족도시 꿈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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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예정지 5곳 모두 ICT 쏠림

판교 자신도 몸집 키우는 판국에

따라하기보다 지역 맞춤형 전략을

중앙일보

한은화 기자 건설부동산팀


7일 국토교통부의 최종 발표로 3기 신도시의 윤곽이 모두 드러났다. “지금까지 발표한 신도시 계획 중 가장 진일보했다”는 자평의 배경에는 ‘자족도시’라는 컨셉트가 자리 잡고 있다. 집만 있는 베드타운이 아니라, 일자리가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330만㎡ 이상의 3기 신도시로 개발될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의 롤모델은 2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판교’다. 그래서인지 개발 구상안의 첫머리가 모두 같다. 기업을 유치할 자족용지 규모부터 앞세웠다.

비교 대상은 판교의 산업단지인 판교제1테크노밸리다. 고양 창릉은 판교제1테크노의 2.7배, 남양주 왕숙은 2배, 부천 대장·인천 계양·하남 교산은 1.4배 식으로 명시했다. 3기 신도시를 자족하게 할 산업단지는 일단 규모에서 판교제1테크노밸리를 압도한다.

판교제1테크노밸리는 강남 접근성과 분당·수지와 같은 배후주거지를 딛고 성장할 수 있었다. 기업들에 원가 수준으로 택지 공급을 한 효과도 봤다. 당초 3만 가구를 위한 신도시(8.92㎢)로 계획했는데, 1㎢도 채 안 되는 판교테크노밸리에 6만여명이 넘게 일한다. 기업들의 매출액만 연간 80조원이 넘으니 신도시 카드를 쥔 지자체 입장에서 매혹적인 사례다.

하지만 문제는 내용이다. 판교의 외형은 따라잡았다 해도 알맹이가 부족하다. 고양 창릉은 스타트업기업 지원을 위한 ‘기업지원허브’ ‘창업주택’ 등을 짓고 기업유치에 나선다. 나머지 3기 신도시의 기업유치 전략도 모두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하남 교산의 경우 좀 더 구체적인 지자체의 개발계획을 담긴 했다. 그렇더라도 정보통신기술(ICT), 첨단 기업, 4차 산업 스타트업 등 유치하겠다는 기업의 컨셉트가 모두 중복된다.

3기 신도시끼리 경쟁해서 정리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판교 자신도 이미 몸집 키우기를 하는 중이다. 올해 안에 판교제1테크노밸리 옆에 제2테크노밸리가 완공된다. 그리고 제3테크노밸리도 2023년 완공된다. 융합기술중심의 연구개발단지, 첨단산업단지, 금융산업허브로 커나가겠다는 포부다.

자연히 3기 신도시의 ‘판교 쏠림’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맥락이 중요하다. 신도시가 들어설 주변 지역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신도시마다 자족용지를 여기저기 흩뿌리듯 개발하지 말고, 큰 범위에서 지역 단위의 중심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턱대고 판교 따라 하기에 나섰다가 세금만 쏟아부은 애물단지를 만들 수 있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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