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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어벤져스 피규어’ 제작 핫토이즈, ‘갑질’ 하다 시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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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비싼 제품은 한 개에 수백만원을 넘기는 피규어 제품을 제작 및 판매하는 홍콩법인 ‘핫토이즈 리미티즈’(이하 핫토이즈)가 국내 수입원에게 온라인 최저판매가격을 지정하고 그 이하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게 됐다.

핫토이즈는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등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속 인기 캐릭터를 실물처럼 정교하게 축소·제작해 판매하는 회사로 키털트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가의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핫토이즈는 2013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수입원과의 ‘구매조건 계약서’에 핫토이즈가 지정한 최저가격을 준수할 것을 규정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판매거절, 주문취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시했다.

구매조건 계약서에는 ‘지정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소매업체에 대해 판매를 거절하는 등 공급을 중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신상품 및 기존에 출시된 상품 전체에 대한 가격할인이 일체 허용되지 않으며, 핫토이즈는 할인 행위 발견 시 미이행 주문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핫토이즈는 실제 피규어 신제품 출시 시 수입원에게 보내는 선주문 안내 메일에도 제품의 온라인 최저가격을 지정하여 고지하면서 이를 어길 경우 주문을 보증할 수 없음을 적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위반에 해당한다. 공정거래법은 사업자가 상품 또는 용역을 거래함에 있어서 거래상대방인 사업자 또는 그 다음 거래단계별 사업자에 대하여 거래가격을 정해 그 가격대로 판매 또는 제공할 것을 강제하거나 이를 위해 규약 기타 구속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공정위가 국내 온라인 판매처별로 핫토이즈의 피규어 신제품의 선주문 가격을 비교했더니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핫토이즈는 공정위의 조사과정에서 ‘구매조건 계약서’의 가격책정 부분을 자진 시정해 각 수입원과 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선주문 안내 메일에서도 제시한 가격은 참고 가격임을 안내하고 기존 불이익 제공 문구를 삭제했다.

공정위는 “급성장하는 피규어 제품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업체간 자율적인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제재하였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사업자들은 피규어 제품의 온라인 유통단계에서의 경쟁을 통해 가격을 형성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가격비교 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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