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심나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가 10일 0시 1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단행됐다. 2000억달러(약 23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다.

관세 인상 직전인 전날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회의는 90분만에 종료됐으며 양측은 다음날까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이 대(對) 중국 압박 조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한 것이다.

미 행정부는 이날 오전 0시 1분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5700여개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10% 관세 부과가 시작된 중국산 수입품이 대상이다. 미국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컴퓨터·부품, 휴대전화·통신장비, 가구, 자동차 부품, 의류, 장난감 등 광범위한 소비재를 망라한다. 이에 따라 미국이 25%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총 2500억달러가 됐다.

이에 앞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후5시부터 약 90분간 의견을 나눴다.

협상 이후 므누신 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경과를 전했다. 백악관은 보고가 끝난 뒤 10일에도 무역협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을 앞두고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중국산 제품 관세 인상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전 미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추가관세 부과가 번복될 가능성에 대해 "협상의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두고 보겠지만 우리의 대안은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 친서에 대해 '아름다운 편지(beautiful letter)'라고 표현해 시 주석의 친서 내용에 중국 측의 양보안이 담겼을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한편 전날 3% 이상 급락했던 한국 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코스피지수는 10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거래일대비 0.55%(11.58포인트) 오른 2113.5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닷새 만에 반등세를 보였다.

아시아 주요증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니케이225지수는 같은 시각 0.41%(87.46포인트) 오른 2만1489.59에 거래 중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96%(27.28포인트) 오른 2878.23에 거래를 시작했다.

다만 외환시장은 미ㆍ중 무역갈등 심화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78.3원을 기록했다. 이날 시가는 1178.0원이었지만 장중 1181.4원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갱신했다. 이는 2017년 1월 17일 장중고가인 1187.3원 이후로 최대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ㆍ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의 대중 수입품 관세부과 계획으로 최근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동시에 협상타결을 위한 양국간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만큼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