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미국 정부가 지난 10일(현지시간)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0.1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2일 발표한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의 영향' 자료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 효과로 중국 중간재 수요가 줄면서 한국의 대(對)세계 수출은 0.10%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 성장둔화에 따른 간접효과까지 포함하면 한국 수출은 0.14%(8700만 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구원은 "수출이 0.14% 이상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며 "관세의 직접적 영향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하락 등 간접적 영향까지 감안하면 이번 조치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 철강제품, 화학제품 등 중간재와 자본재를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가운데 가공무역 비중이 높은 반도체, 전기기기, 철강, 화학 등 품목에 영향이 클 전망이다.

이번 조치로 중국의 대미 수출은 1.88%(연간 9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6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같은 해 9월에는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10%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를 모두 종합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총 4.0%(193억 달러)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이들 G2(미·중)가 차지하는 비중은 40.0%,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6%로 매우 높다. 특히 한국의 대G2 수출비중은 38.9%에 달해 이들 국가의 무역 분쟁이 확대될 경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더욱 크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사진=한국무역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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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은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의 비중이 큰 한국, 대만, 일본, 독일 등 국가의 경우 수출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79.0%다.

중국의 대미 관세부과의 영향으로 올 1분기 미국의 대중 수출은 20.7% 감소했고, 한국의 대중 수출도 17.3% 줄었다. 반면 대미 수출에서는 일부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 여파로 지난 1분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8.8% 감소한 것과 달리 한국의 대미 수출은 같은 기간 1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향후 미·중 무역분쟁이 '무역 불균형 해소', '구조적 이슈가 포함된 패권경쟁'이라는 2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협상의 목표가 단기적 무역 불균형 해소에 있다면 양국 모두가 유리해지는 절충안을 택하며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의 전략적 목표가 패권 유지를 위해 구조적 이슈까지 해소하는 데 있을 경우 미국은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강대강 대치로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