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S 일인자 졸라니 "무기 들 수 있다면 싸우라"
파괴된 시리아 이들립의 거리 |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반군 지역의 알카에다 연계 조직 우두머리가 새 영상을 통해 러시아·시리아군과 전투에 나서라고 추종자와 주민을 독려했다.
시리아 북서부 급진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우두머리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현지 언론활동가와 인터뷰를 하는 영상이 12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공개됐다고 아랍권 매체 알아라비야 등이 전했다.
HTS는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자바트 알누스라'가 군소조직 합병과 개명 등을 거쳐 형성한 조직이다.
2016년 공개된 영상에서 조직 개명을 발표하는 자바트 알누스라 일인자 졸라니 |
졸라니는 영상에서 "무기를 들 수 있는 자라면 누구나 전선으로 향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래 모든 합의와 회의는 생명이 끝났다"고 말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이의 시리아 북서부 완충지대·휴전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졸라니는 "오직 지하드(이교도를 상대로 한 이슬람의 종교전쟁) 신봉자와 군대만을 믿을 수 있다"고 선동했다.
그는 "여자와 어린이를 죽게 한 기지(시리아 흐메이밈에 있는 러시아 공군기지)를 폭격하는 것은 혁명군의 권리"라면서 "러시아 지도부가 흐메이밈 기지 폭격이 중단되기를 원한다면 정권(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과 손잡고 시리아인을 죽이는 행위를 중단하기만 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졸라니를 취재한 언론활동가는 영상이 하마주(州) 북부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으나, 영상 제작 장소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영상에서 졸라니는 위장 군복 차림에 소총을 들고 나무 사이에 앉거나 서서 말하는 모습이다.
영상이 제작된 정확한 시점은 불확실하나 졸라니가 러시아 측의 주장을 언급한 데 비춰 지난달 말 러시아·시리아군이 시리아 북서부 공격 수위를 높인 이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8월에 알카에다 연계 매체가 시리아 이들립에서 훈련하는 HTS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이미지 |
러시아와 터키 정상은 작년 9월 소치에서 만나 시리아 북서부 정부군 관할지역과 반군 지역 경계에 완충지대 성격의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휴전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HTS는 합의 조건 이행을 거부하고 되레 세력을 확장, 올해 1월 북서부 반군 지역 대부분을 장악했다.
유엔 등에 따르면 러시아·시리아군이 이들립주(州)와 하마 북부 등 반군 지역에서 공격 수위를 높인 지난달 29일 이래 수백명이 숨지고 18만명 이상이 피란한 것으로 보고됐다.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는 시리아군의 공격이 소치 합의 위반이라며 중단을 요구했지만, 러시아·시리아군은 '테러조직'은 휴전 대상이 아니라며 공격을 계속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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