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올해 최저임금 놓고 국가 순위 추정해 발표
입맛대로 기준 바꿔 국가 간 비교…오히려 혼란 가중
이재갑 고용부 장관 "통용 안되는 수치..한계 있어"
전문가 "국가 간 비교 무의미…국내 영향 파악 더 중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각기 다른 잣대로 재단한 결과를 내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결정 과정에서 주도권을 틀어쥐기 위한 장외 다툼으로 풀이된다.
양측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어느 수준이냐에 대한 연구결과를 내놨지만 차이는 천양지차다. 경영계는 OECD 국가 중 최저임금 수준이 ‘1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에선 아직 중위권이라며 갈 길이 멀다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와 전문가들은 양 진영이 입맛대로 통계를 가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ECD국가 중 최저임금…경영계 1위 Vs 노동계 12위
경영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으로 보면 한국은 OECD 27개국 중 7위라고 주장했다. 뉴질랜드·폴란드·프랑스·그리스·영국·호주에 이어 7번째다. 한경연은 국가의 최저임금 수준을 파악하려면 소득 수준과 최저임금을 상대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최저임금인 8350원을 기준으로 GNI 대비 최저임금을 비교했다.
한경연은 여기에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받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최저임금은 1만 30원까지 올라, 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1위라고 주장했다.
노동계의 싱크탱크 격인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곧바로 2019년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회원국 25개국 중 12위 수준라고 반박했다. 올해 법정 최저임금이 조사된 25개 회원국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했다. 올해 최저임금 8350원을 유로로 환산해 한국의 최저임금을 6.4유로로 보고, OECD 국가들과 비교했더니 중간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또 경영계에서 비교 근거로 쓴 GNI를 활용하면 최저임금과 무관한 자영업자 소득이나 기업이윤도 포함될 수 있다며 평균 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노사 양측이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통계를 입맛대로 이용하면서 오히려 혼란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사가 주장하는 OECD 비교는 아직 수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2018년, 2019년 통계를 추정해서 논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고용노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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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고용부 장관 “노사 모두 틀렸다”
13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논쟁에 대해 “노사 양측이 모두 국제적으로 통용하지 않는 계산식을 쓰고 있다”며 “노사 양쪽에서 제기하고 발표하는 내용은 국제 기준으로 보면 모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가장 최근 발표된 OECD 통계가 2017년 기준이라며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52.8%로 27개국 중 11위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41.4%로 27개국 13위, 중간이다. 이것이 OECD 공식 발표 통계”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 통계 역시 국가별로 최저임금 산입범위나 통계 기준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국가 간 비교는 무의미하다며 실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별로 제도에 따라 최저임금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통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해 최저임금이 ‘높다’, ‘낮다’ 정치적으로 판단하는데, 김 빠지는 논쟁”이라며 “아무리 유사한 국가라 하더라도 비교하기 어렵고, 중요한 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한국노동사회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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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경제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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