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탈자 트윗…“백악관 점검 없이 격노한 상태로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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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공 무역 전략이 중국의 보복관세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관세 폭탄’의 부담이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 돌아갈 수 있다고 시인하는가 하면, 중국은 “보복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불과 두 시간 만에 보복관세 방침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 신흥시장 등 세계 각국의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도 동요하고 있다.
WP는 중국과의 전면적 무역 전쟁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고자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에 금이 가는 신호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풍 트윗’을 통해 중국에 “보복해서는 안 된다. 더 나빠지기만 할 뿐”이라고 경고하는 한편 “미국 소비자는 오늘 자로 중국에 대해 발효된 관세를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자국 내 동요를 차단하려 나섰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자들이 그의 ‘적대적 접근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일련의 트윗을 통해 대중을 누그러뜨리려고 시도했다”면서도 이날 트윗에 오·탈자가 포함된 점을 주목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이 백악관 당국자들의 철저한 점검 작업을 거치지 않았으며, 정책적으로 충분히 면밀하게 계획된 것이 아니라는 걸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There’를 ‘Their’로 ‘buy’를 ‘by’로 잘못 표기하는 등 오·탈자가 섞인 트윗을 올렸다. 그는 이후 오·탈자를 바로잡은 트윗을 다시 올리기도 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가 관세 폭탄으로 인해 더 부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 부분에 대해 미 언론들은 전날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참모가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 기업 및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한 데 대해 맹공하며 격노한 상태로 아침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전날 커들로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실제로 관세를 부담하는 것은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라는 지적이 옳은가?’라는 질문에 “그러한 지적에 비(非)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관세 인상으로 미-중 양측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미국 농산물 업체들은 중국 내 미국산 농산물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신규 관세 폭탄으로 인해 심하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의 농업 단체들은 이번 조치의 한가운데에서 자신들이 볼모로 잡혔다는 불만을 백악관에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무역 전문가들과 기업 단체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의 작동 원리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는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는 제조업자 등의 비용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관세는 결국 양국 모두의 기업과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결국 관세 부담은 미국 (수입) 업체와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미국 경제성장률에 최대 0.4%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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