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지원 요청에 ‘예’, ‘아니오’ 말 안 해”
방한 중인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지난 27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용산 국방부 청사에 도착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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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한국을 방문을 한 것을 두고 러시아 매체들도 크게 주목했다. 러시아 매체들은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살상무기를 제공할 가능성에 촉각을 기울이면서 이번 만남에서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무기 판매 요청에 침착하게 대응했다”며 한국 언론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우메로우 장관의 무기 판매 제안에 한국 정부가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한국에 천궁-Ⅱ(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방공시스템용 레이더와 대공미사일 등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코메르산트도 “한국은 ‘예’도 ‘아니오’도 말하지 않는다”며 한국이 러시아의 반응과 야당의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의지 등을 이유로 관망하는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야당이 국회 동의 없이 우크라이나에 국군을 파병할 경우 국방장관을 탄핵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라틴아메리카연구소의 군사 전문가 알렉산드르 스테파노프는 이날 타스 통신에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현무-5 탄도미사일 공급을 요청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한국에서 중·단거리 미사일을 획득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에서 현무-5 미사일이 발표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일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현무-5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급 이상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파노프는 현무-5에 대해 “사거리 3500㎞의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한국 무기가 인도되는 것은 미국이 분쟁 확대 가능성이 있는 동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결하려고 시도하는 것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다면 한국은 갈등 확대의 직접적인 공범이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 24일 러시아 타스 통신에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며 한국이 살상무기를 공급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특사단은 전날 한국에 도착,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특사단이 최근 우크라이나 전황과 북한 파병군 동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측의 무기 지원 요청 여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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