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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인도와 한국의 경제 협력 : 과거와 현재 [나렌드라 자다브 - 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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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모디 총리 X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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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도와 한국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각각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핵심 국가로 자리 잡았다. 인도의 첫 노벨상 수상자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1929년 쓴 시에서 한국을 “동방의 등불”로 비유하며 다시 불을 밝힐 날을 예견한 바 있다. 이제 그 등불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상징하며 찬란히 빛나고 있다. 회복력과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이자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로, ‘신흥 기회의 땅’으로 주목 받고 있다. 14억 5000만 명의 꿈과 함께 강력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어우러진 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

I. 인도와 한국-공통점과 차이점

인도와 한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경제 발전 경로를 걸어왔지만, 여러 근본적인 유사점을 지니고 있다. 양 국은 1940년대 후반 신생 독립 공화국으로 출발하며 경제적 도약을 모색했다. 당시 두 나라는 광범위한 빈곤, 낮은 교육 수준, 농업 중심의 경제 구조, 제한된 대외 무역 등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이들의 과거를 보여주는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경제 계획에서의 국가의 역할=인도와 한국은 초기 경제 계획과 개발 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택했다. 이는 국영 기업이 주도하고 국가 주도의 산업화 전략이 중심이 된 점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두 나라는 초기에는 수입 대체 전략을 채택해 산업 발전을 도모했으며,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 경쟁력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이후의 일이었다. 두 나라는 중공업 육성과 국내 생산 역량 강화를 우선한 후, 점차 수출 지향적인 경제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러한 접근은 외국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금융 부문 특징=양국의 금융 부문은 정부 소유 또는 정부 통제를 받는 은행들이 주도해 왔으며, 이러한 경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정부 개입은 금융 자원이 국가 발전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부문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보장했으며, 초기에는 경제 계획의 중요한 도구로 여겨졌다. 그러나 금융 부문 발전에서 정부의 높은 개입에도 불구하고, 두 경제 모두 상당한 규모의 비공식 또는 비조직화된 금융 부문이 존재하는 특징을 보였다.

인적자원 개발에서의 도전과제=독립 초기, 인도와 한국 양국은 인적 자원을 개발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두 나라 모두 문맹률이 높았고, 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했다. 또한 개발 초기에 영양실조와 빈곤 문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경제 성장에서 기술의 중요성=인도와 한국은 기술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을 수립했다. 과학과 기술(S&T)이 양국에서 생산성과 혁신 제고하며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경제 개혁과 도전 과제를 경험하다=두 나라는 경제 개혁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변화를 경험했다. 1997년 동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은 기업 구조조정, 혁신, 그리고 경제 자유화를 중심으로 한 개혁을 단행하였으며, 이는 빠른 회복과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했다. 마찬가지로, 인도는 1991년 전례 없는 거시경제 위기를 계기로 자유화, 부분 민영화, 세계화를 목표로 경제 개혁을 추진했으며,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득 불평등 문제=양국 경제는 소득 불평등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인도는 도시와 농촌 간, 그리고 각 주(州) 간에 큰 격차가 존재한다. 한국에서는 재벌(대규모 가족 경영 기업)로 대표되는 대기업의 지배로 인해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경제적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앞서 언급된 유사점들, 특히 두 경제의 비슷한 출발점을 고려하더라도, 이후 몇 십 년 동안 두 경제가 발전해 온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구조적 구성=1950년대 초반, 한국과 인도의 1인당 소득은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세계은행은 인도를 중하위 소득 국가로, 한국을 고소득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만든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두 나라 경제의 구조적 구성 차이에 있을 것이다.

농업: 2024년 기준으로 인도에서는 농업이 인구의 42.3%를 고용하고 있으며,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농업 의존도를 대폭 줄여 농업 부문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제 구조 변화는 1960년대와 1980년대 사이에 이루어진 농업에서 제조업으로의 정책적 전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지속되었고, 현재 서비스업이 한국 경제의 주축이 되었으며, 이는 선진 산업 경제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발전 경로를 보여준다.

제조업: 양국 모두 강력한 제조업 부문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은 전자,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첨단 산업에 주력하며 제조업 수준이 훨씬 더 앞서 있다. 반면, 인도는 제조업에서 다양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나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한국과 같은 전문화 단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상태이다. 화학, 섬유, 제약, 전자 제품 등은 인도의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러한 분야에서도 기술 발전과 혁신의 규모는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서비스업은 양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인도는 서비스업이 GDP의 55%를 차지하며, 특히 IT와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분야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 2023년 서비스업이 GDP의 약 58%를 차지했으며, 금융, 통신, 의료 산업의 발달로 더 다양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노동력과 인구구조=현재 인도는 전 세계 노동 가능 인구(15-29세)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구의 중위 연령이 28세로 젊은 인구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30년까지 한국의 중위 연령은 약 48.5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노동 인구 감소와 높은 부양 비율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향후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과 기술=두 나라는 인적 자원 개발 측면에서 동일한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다른 경로를 걸어왔다. 한국은 교육과 직업 훈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기술력과 전문성을 갖춘 노동력을 확보했다. 특히, 과학, 기술, 공학, 수학(STEM) 분야 교육에 집중함으로써 첨단 기술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인도는 증가하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 교육 기회 제공과 직업 훈련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고부가가치 제조업 및 혁신에 필요한 기술력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공식 고용=인도의 노동 시장은 비공식 고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전체 노동력의 83%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한국은 노동 시장이 훨씬 더 공식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생산성과 소득 안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 성장 패턴=한국의 경제 변혁은 1960년대에 시작되었으며, 당시 정부는 국가 주도의 수출 중심 성장 모델을 채택했다. 정부는 산업화를 촉진하고 전자제품 및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을 집중 육성하였으며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위치를 확보하게 되었다. 반면, 인도는 1991년까지 내수 중심적인 경제 전략을 이어나갔으나, 그 해 심각한 거시경제 위기를 겪게 된다.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경제 개혁이 이루어졌고, 이후 인도 경제는 이후 대체로 높은 경제 성장률을 유지해 왔다. 인도 경제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산업화 측면에서는 한국보다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생산성=한국은 기술 도입, 자동화, 그리고 산업 효율성에 집중한 결과, 특히 제조업과 첨단 산업 분야에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GDP의 4%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혁신과 기술 발전을 꾸준히 이끌어 왔다. 반면, 인도는 IT와 같은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었지만, 제조업과 농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 2024년 기준, 인도의 R&D 투자는 GDP의 0.64%에 불과해 다양한 산업에서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과 통합=한국은 오랫동안 수출 주도형 경제로 발전해 왔으며, 반도체, 자동차, 선박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서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인도의 경우 IT 서비스, 섬유, 제약과 같은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인도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와 같은 정책을 통해 제조업 허브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지만, 한국이 달성한 수준만큼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되지는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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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경제적 이해관계 융합 현황

인도와 한국의 경제 관계는 2010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된 이후 눈에 띄게 강화되었다. 이 협정은 양국 간 무역을 확대하고 관세를 인하하며 교역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2023년 기준으로 양국 간의 교역 규모는 약 2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품 및 서비스 무역=인도는 2023년 기준으로 광물 연료(특히 나프타), 곡물, 철강 등을 약 63억 달러 규모로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자동차 부품, 통신 장비, 열연 철강 제품, 정제 석유 제품, 전기 기계, 철강 제품 등을 약 196억 달러 규모로 인도에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인 무역 관계는 산업 제품과 천연자원 분야에서 양국 경제의 이해관계가 긴밀히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 및 산업 협력=2023년 6월 기준 한국의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80억 2천만 달러로, 이는 인도 전체 FDI의 0.62%에 불과해 인도의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 여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자는 자동차, 전자, 철강, 통신 등 다양한 핵심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현대자동차, 삼성, LG, 기아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은 이미 오랜 기간 인도에 제조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출처: 인도 정부).

인도의 주요 기업인 특히 타타 모터스와 아디티야 빌라 그룹(노벨리스)을 포함한 여러 기업이 한국에 투자해 왔다. 특히, 타타 모터스의 대우 상용차 인수는 중요한 투자 사례로 꼽힌다. 2023년 기준, 인도의 한국에 대한 FDI는 주요 산업 기업들의 주도로 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출처: 인도 정부).

2019년 인도 구루그람에 한국-인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센터가 설립되면서, 두 경제 간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강화하기 위한 협력이 본격화되었다. 이 센터는 양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력을 촉진하고,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자 금융 협력=2016년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tate Bank of India)는 서울에 지점을 설립해 대출 서비스와 프로젝트 금융을 비롯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도와 한국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한국은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인도에 진출해 강력한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 분야는 양국 간 협력의 새로운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국부 펀드=2024년 뭄바이에 한국투자공사 사무소가 개설된 것은 양국 간 금융 관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전 세계 국부펀드의 동향에 맞춰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인도와 같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대체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인도의 늘어나는 인프라 수요, 급성장하는 디지털 경제, 그리고 재생 가능 에너지 전환을 활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 및 첨단 제조업=자동차 산업은 양국 간 관심사가 일치하는 주요 분야로, 현대와 기아가 인도 내 한국 투자의 선두 주자로 자리하고 있다. 인도의 전기차 생태계 개발에 대한 노력은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에서 강점을 지닌 한국의 기술력과 긴밀히 연결된다. 또한, 삼성과 LG와 같은 주요 기업들이 인도에서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전자 산업은 첨단 제조 분야에서 협력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도에 진출한 한국 자회사의 약 80%가 완전 소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합작투자는 주로 한국 기업들 간에 이루어지며, 인도 기업과의 협력 사례는 드물다. 이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기술을 이전하는 데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개선이 필요하다.

다자간 및 역내 협력=글로벌 공급망 다각화와 중국 의존도 감소를 위한 노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인도와 한국은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전자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인도 제조업체들과 협력하여 역내 공급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CEPA와 같은 조약이나 한국 플러스(Korea Plus)와 같은 플랫폼을 통한 지속적인 협력은 양국 간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한국 플러스는 인도 내 한국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특별 이니셔티브로, 이러한 협력을 통해 양국은 경제적 상호보완성과 비교 우위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관세 및 무역 촉진=2023년 인도와 한국 관세 당국 간 전자 원산지 데이터 교환 시스템(EODES)의 도입은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스템은 CEPA에 따른 수입품의 검증 과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 지연을 최소화하고 무역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진행 중인 CEPA 협상=2024년 1월에 개최된 CEPA개선 10차 협상은 무역 장벽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 간 무역과 투자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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