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이란 하메네이 “美와 전쟁 없다… 트럼프와 협상은 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 최고 지도자는 15일 "미국과의 전쟁은 없다"며 무력 충돌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협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AP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국영방송에 출연해 "전쟁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미국)도 그렇다. 그들은 전쟁이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과 협상할 뜻이 없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하메네이는 "미국의 지금 행정부와 협상하는 것은 해롭다. 그들은 점잖지 않으며, 아무것도 지키지 않는다"고 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은 미국이 지난해 일방적으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은 저항의 길을 택했다"며 "우리의 의지가 더 강하기 때문에 미국은 이 대결에서 질 수밖에 없다"며 압박했다.

이날 미국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019년 5월 14일 러시아 소치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B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란이 ‘정상적인 국가’로 행동하길 바란다"며 "만약 미국의 이익이 침해되면 적절한 방법으로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압박성 경고를 덧붙였다.

양측의 이런 발언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 일환으로 세계 각국에 이란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이동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항모전단과 전략 폭격기, 패트리엇 포대 등 군사력을 중동에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에서 미국으로 석유를 수송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다. 미국은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은 이를 부인한 상태다.

이틀 후인 14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미확인 드론의 폭발 공격을 받았다. 배후로는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목되고 있다.

또 미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12만명 병력을 중동으로 파견하는 대이란 군사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부인했다. 다만 그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병력 파견이 가능하다"며 "만약 그렇게 되면 그것(12만명)보다 훨씬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선목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