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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韓 미국 자동차 관세부과 면제국…"트럼프 관세결정 6개월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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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FTA 개정 영향…"무역전쟁 확대 부담"

미국 정부의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조치에서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제외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할 행정명령초안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초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일본에게는 자동차 관세부과를 연기하는 대신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와 부품의 규모를 제한하는 합의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같은 미국의 검토를 위해 EU와 일본에 주어지는 시간은 180일이다.

지난해 한국이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마친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은 지난 9월 24일 미국 자동차 수입 쿼터를 2만5000대에서 5만 대로 늘리고 미국으로 수출하는 픽업트럭에 부과되는 관세를 25%로 유지하는 내용이 들어간 FTA 개정에 합의했다.

한편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와 부품의 규모를 제한하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한규모는 현재 수출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이 법은 외국산 제품이 미국 경제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해당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2월 이와 관련된 검토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는 수입 자동차의 증가로 미국 기업들의 혁신 능력이 위기를 맞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초안 역시 "미국 기업들의 R&D 비용이 줄면서 혁신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미국의 국가안보를 손상시키는 위협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수입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을 최대 6개월 뒤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중국과의 무역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EU와 일본을 타깃으로 하는 추가적 긴장 고조에 다소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EU와 일본과 무역협상에서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되면 새로운 무역갈등이 또 불거지게 된다. 유럽의 경우에는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미 보복관세를 부과할 물품의 리스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EU는 자동차 관세 부과에 맞대응해 2000억 유로(약 265조)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의 자동차 관세부과 결정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무역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주식시장 상승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자동차주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이들 기업은 멕시코 등 국외에도 대규모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어, 수입자동차 관세가 높아질 경우 타격을 받게된다.

그동안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미국의 우방국들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관세부과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미국 자동차제조연합은 지난 2월 "수입 자동차와 부품들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될 것이며, 심각하게 부정적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과 유럽 관료들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동의했던 수출제한제도가 자신들이 수용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는 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일본과 EU 모두와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EU와의 협상에서 자동차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은 1917억 달러에 달하는 승용차와 소형트럭을 수입했다. 이중 900억 달러이상은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것이며, 북미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면세혜택을 받았다.

현재 미국은 승용차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EU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수입자동차에 대해 훨씬 더 높은 과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25%까지 높일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kaxin@ajunews.com

윤은숙 kaxi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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