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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대통령은 언땅에 꽃피울 대운, 安은 팔자주름 탓에 선거가'..경찰, 점괘까지 대통령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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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대통령님은 언 땅에 꽃을 피우고 양의 배를 쓰다듬어 울음을 그쳐주는 상이요 안철수는 복이 붙는 상이지만 팔자주름 탓에 선거 승리가~'라는 글을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디. 심심풀이 성격의 정보지에 실린 글 또는 대통령 심기를 좋게 하기 위해 일부 인사의 아부성 글로 보게 마련이다. 하지만 경찰이 청와대에 올린 '정보 보고서'라며 믿겠는가.

17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실제 있었던 일이라며 "경찰이 용하다는 역술인을 찾아서 받아낸 점괘"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과 인터뷰를 통해 이런식의 경찰 보고서가 "이명박 정부때인 2010년 경찰(조현오 청장), 박근계 정부 때인 2013년(이성한 청장), 2014년(강신명 청장) 때 작성된 것이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문건이 존재한다는 말이 시중에 나돌았다. MB정권 경찰 정보수집과 관련해 검찰이 영포빌딩, 정보국을 압수해 입수한 불법 사찰 관련 문건 중 이런 황당한 정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했다.

이 의원은 "MB, 박근혜 외 다른 정권에서도 이런 식의 정보 보고서가 있었는지, 그 관행이 언제부터 있어 왔는지 알 길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3건의 문서(2010, 13, 14년) 형식이 엇비슷하다. 2014년 전망을 다룬 2013년 문건을 보면 '안철수 의원은 복이 붙는 형상이지만 선거 승리에 중요한 기세, 법령 등 팔자주름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관상으로 예측하는 것이 있다. 외교문제도 이런 식이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심지어 2014브라질 월드컵 관련 점괘도 대통령에게 보고 됐다며 '내년 월드컵에서는 물의 성질인 브라질에서 금의 성질을 가진 유럽 국가 팀이 힘을 쓸 수 없다. 우리 대표팀은 목의 성질이어서 9강도 가능하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 의원은 "2014년말에 나온 2015년 운세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관상을 볼 때 아베와 상극이다. 대통령의 광대뼈가 코를 감싸는 형국이라 미국과 외교 관계는 원만하다'가 돼 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하고 상극이고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 어려울 거다. 시진핑과는 상생 관계다고 했다"는 보고서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이러한 보고서안에 등장한 역술인 소재지가 "서울, 부산, 익산, 대구, 경기, 고양, 금산, 익산 등 웬만한 곳을 다 아우른다"며 "전국 각지의 정보 경찰들이 다 동원된 건지 아니면 특정 담당 경찰이 전국을 돌아다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간에 경찰력을 동원한 거고 경찰의 경비를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점괘 비용에 대해 이 의원은 "경찰 개인 사비를 덜어 이런 보고서를 냈을까?, 국가 자원이 활용된 것(으로 봐야한다"라며 "국가에 필요한 정보 취합에 써야할 돈과 노동력을(엉뚱한 곳에 사용했다)"고 질타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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