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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재정 “MB·박근혜 때 정보경찰, 전국 점집 다녀와 정치·외교 전망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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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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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경찰이 청와대 보고용으로 전국 각지의 역술인들을 만나 국운 전망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들에는 정치인이나 해외 정상의 관상에 대한 언급과 함께, 선거와 외교 결과를 전망한 대목도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10년(조현오 청장),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이성한 청장)·2014년(강신명 청장) 당시의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보고서들의 제목은 ‘역술인들의 새해 국운 전망’이며 “대통령께서는 언 땅에 꽃을 피우는 사주로 대운이 올 것입니다. 북악산, 남산, 인왕산이 청와대를 감싸고 있는 대통령님은 양의 배를 쓰다듬어 울음을 그쳐주는 상입니다” “대통령님은 지산겸 지풍승의 운을 갖고 있어 청운의 힘을 받으며 국운 상승을 이끌어나갈 것입니다” “청와대가 어머니 치마폭에 감싸인 형세이듯이 혼란스러운 기운을 여성 대통령님의 덕으로 감싸게 될 것입니다”라는 문장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나 외교안보의 중요한 합의를 앞두고 철저한 분석과 전략 대신 관상을 활용한 정황도 드러난다. 2014년 보고서에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복이 붙는 형상이지만 선거 승리에 중요한 기세, 법령 등 팔자주름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고 분석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귀의 모양에 대해 거론하며 “정통성에 대해 끊임없이 도전받을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전망에는 “아베 총리하고 상극이고 당분간 한일 관계 개선이 어렵고, 시진핑과는 상생 관계다”라는 대목이 등장하며 같은 해 위안보 졸속 합의가 이뤄졌다. 이 의원은 “대통령의 광대뼈가 코를 감싸는 형국이라 미국과 외교 관계는 원만하다”라는 문장도 등장한다고 밝혔다.

“불의 기운이 강해 IT 전자 전기 분야의 성장이 기대되는 반면 제철 조선 등 물의 기운이 강한 분야는 다소 부침이 예상된다”는 경제 전망과 “월드컵에서는 물의 성질인 브라질에서는 금의 나라인 유럽 국가 팀이 힘을 쓸 수 없고, 목의 기운인 우리 대표팀은 8강까지도 가능하다”는 스포츠 관련 전망도 언급됐다.

이 의원은 해당 문건에는 서울, 부산, 익산, 대구, 경기, 고양, 금산, 익산 등 전국을 아우르는 역술인들이 등장한다며 역술정보 취합에 경찰력을 활용하고 경찰 경비 등 국가재원을 ‘복비’로 썼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청와대 보고 이후 "대통령의 반응에 따라, 청와대 반응에 따라 그 결과가 인사 고과에도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강신명 청장이 경우는 본인의 법적 책임, 국가 권력을 남용했던 부분에 대해 이런 보고서가 “관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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