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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오신환, 손학규 면전서 “사퇴 용단 내려야”… 싸움판된 바른미래당 최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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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보수’ ‘패권주의’ 언급 손 대표 압박

손 대표는 재차 거부 “죽음의 길 들어서”
한국일보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해 착석하던중 하태경(왼쪽) 최고위원이 좌석 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테이블 왼쪽부터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이준석 최고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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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이후 17일 처음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둘러싼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과 손 대표 간 갈등으로 싸움판이 됐다. 오 원내대표는 바로 옆의 손 대표를 향해 “당 전체가 불행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완강히 거부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그간 당무를 거부해 온 하태경ㆍ권은희ㆍ이준석 등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이 참석해 한 달여 만에 정상화한 모습이었다. 손 대표는 미소 띤 얼굴로 “모처럼 회의가 정상적으로 개최됐다”고 운을 떼며 “이준석 최고위원을 포함해 여러분의 건의에 따라 정무직 당직자 13명의 해임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3일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 등 손 대표 퇴진 요구에 동참한 당직자들을 무더기 해임했는데, 이를 원상복귀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나름의 화해 제스처를 취한 셈이었지만, 그의 카드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발언이 끝나자 즉각 “후배를 위해 용단을 내려달라는 게 원내대표 경선 의총에서의 민심이고, 민심을 따르는 게 책임주의”라며 그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서 한 달여 만에 자리한 세 최고위원도 손 대표 압박에 가세했다. 하 최고위원은 “의원들 말고 당심을 원한다면 전당대회나 당원 총투표로 (신임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고 주장했고, 이 최고위원도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요동정벌을 바로 잡는 위화도 회군의 용기와 야심이 한 왕조의 기틀을 열었듯이 대표님의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일격을 당하자, 회의 초반 밝았던 손 대표의 얼굴은 점차 굳어졌다.

손 대표가 수세에 몰리자 문병호 최고위원은 “우격다짐으로 대표를 망신 주거나 대표 몰아내기로 몰아가선 안 된다”며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을 저격했다. 그러자 오 원내대표가 다시 마이크를 잡아 “지명직 최고위원 또한 손 대표의 아바타”라며 “이 당이 손학규 당이냐, 손학규는 혼자 남은 고립된 상황”이라고 되받았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손 대표는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재훈 사무총장, 최도자 수석대변인을 임명하려 했으나 바른정당계 반발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른정당계는 지도부 재신임 투표와 문병호ㆍ주승용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무효 등을 주장했는데, 이는 손 대표가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 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사퇴하지 않는다”라며 “죽음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이것을 통해 바른미래당 총선 승리의 길로 가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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