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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리비아 피랍 한국인 석방 뒤에 UAE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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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UAE 정상회담서 왕세제에 요청

UAE 정부, 한국인 납치한 무장 단체와 협상 나서

아시아경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리비아 피랍 한국인 석방 소식에 대한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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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지난해 7월 리비아에서 피랍된 한국인 주모 씨가 315일 만에 풀려날 수 있었던 데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의 도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주 씨의 석방 사실을 발표하면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주 씨 석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UAE 정부와 무함마드 왕세제께 우리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UAE의 사실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는 지난 2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으로부터 피랍 한국인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직접 이 문제를 챙겼다고 한다.


정 실장은 “지난 2월 무함마드 왕세제가 서울에 왔을 때도 특별히 (지원을 요청)해서 무함마드 왕세제가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이 됐다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이명박 시절 UAE와 맺은 군사협정을 둘러싸고 양국 간에 이견이 노출되자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UAE를 방문하는 등 양국 관계 정상화에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리비아 남부에서 납치된 주 씨가 석방 직후 UAE 수도인 아부다비에 머물고 있는 것도 UAE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섰기 때문이다.


무함마드 왕세제가 관심을 갖자 UAE 정부는 리비아 군 당국과 협조해 주 씨를 납치한 현지 무장 단체와 협상에 나섰다.


정 실장은 주 씨를 납치한 세력 무장단체에 대해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으로 확인되었다"며 "납치 경위와 억류 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주 씨 석방 과정에서 UAE 정부가 무장단체에 현금을 준 것은 아닌 것으로 우리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리비아에 난립한 무장단체들은 외국인 납치를 활동자금을 모으는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UAE 쪽에 들은 바에 의하면 현금은 안 줬다”며 “UAE가 갖고 있는 그 지역에서의 영향력, 부족 간의 협력 관계 이런 것을 동원해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외국에서 납치된 한국인 석방 소식은 통상 외교부에서 발표하지만 정 실장이 직접 브리핑한 것도 무함마드 왕세제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문 대통령의 관심도 주 씨 석방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정 실장은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7월 6일 주 씨가 납치됐을 순간부터 특히 문 대통령께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조기 석방을 추진해왔다”며 “피랍

직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파견해 7월 14일 현지에 도착했고 8월 중순 왕건함과 교체까지 하면서 4개월 가까이 우리 함정이 리비아 인근에 있었다”고 했다.


우리 군함이 리비아까지 갔지만 리비아가 내전 중이어서 정세가 불안하고 최근에는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군사작전은 시도하지 않았다고 정 실장은 설명했다.


정 실장은 “ 정부는 피랍 국민을 안전하게 석방하는 데 총력을 견지해왔다”며 “한 분의 생명을 구한 것이지만, 우리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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