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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손학규 앞에 두고 하태경 "올드보이 청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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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회의 복귀… 30분 가까이 손학규 사퇴 요구
孫 "대표직 사퇴-최고위원임명 철회 없다… 사무총장·정책위의장 임명권한 사용할 것"

조선일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이준석, 주승용 최고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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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17일 최고위원회의 보이콧을 중단하고 복귀했다. 이들은 지난 4·3 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으나 손학규 대표가 거부하자 한달여동안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왔다. 그랬던 이들이 회의에 복귀한 것은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 당선으로 '반(反)손학규파'가 최고위원단 다수를 점했다고 보고, 장내에서 손 대표 퇴진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손 대표는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오 원내대표가 '당대표 퇴진' 공약을 내걸어 (승리한 만큼) 손 대표에 대한 불신임, 탄핵을 의결한 선거"라며 "올드보이·수구세력의 당내 청산이 급선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참담한 주장처럼, 손 대표가 평화당 의원들을 바른미래당에 불러들여 전 대선후보이자 전 당 대표인 유승민 의원의 축출을 모의했다면 이것은 해당 행위를 넘어선 중대한 정치적 도의를 저버린 것"이라며 "계란으로 바위를 친 위화도 회군이 한 왕조의 기틀을 열었듯, 손 대표의 용기 있는 결단이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길 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화당 박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손 대표가 우리 당 의원 몇 명을 접촉해 ‘바른미래당으로 와라. 와서 유승민(전 대표)을 몰아내자’고 했다고 한다"고 했다.

권 최고위원은 발언 중에 손 대표에게 고성을 질렀다. 그는 손 대표의 전날 ‘계파 패권주의’ 발언에 대해 "(원내대표 선거에서) 오 원내대표를 선택한 계파는 무슨 계파인가"며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화합·자강을 결의한 지 며칠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깨고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왜 했냐"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8일 의원총회에서 타당과 통합 및 선거연대를 하지 않는다는 당 의원 전원이 동의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오 원내대표도 "어제 손 대표가 같은 당 동지를 '수구 보수'로 매도하고 의원들의 총의를 '계파 패권주의'라고 비난했다"며 "패권주의, 수구 보수 표현을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어 "큰 어른으로서 (퇴진)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오 원내대표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30여분 이어갔다. 손 대표는 회의 초반에는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계속되는 사퇴 요구에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발언 없이 회의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이날도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자신이 임명한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 임명 철회도 없을 것이고, 사무총장·정책위의장에 대한 당대표의 임명권한도 행사하겠다고 했다. 손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직 인선에 대해 최고위원들과 협의는 했는데 반대하는 분이 있다"며 "의결 사항은 아니고 당대표 임명권이 분명히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처리하겠다"고 했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철회할 이유도 없다"며 "지난 번에 최고위원들이 회의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비서실장을 통해 이야기를 했다. 협의를 통해 임명한 것이니 적법한 절차"라고 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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