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머리를 만지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대표,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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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손학규 대표 사퇴를 둘러싸고 17일 정면 충돌했다. ‘안철수+유승민’ 연대의 지원으로 당선된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손 대표가 이를 거절하면서다.

오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임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전체가 불행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큰 어른으로서 용단을 내려달라”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고위를 보이콧해온 바른정당계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도 한 달만에 회의에 복귀해 손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불거진 것은 오 원내대표의 당선과 함께 예고된 수순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최고위원 6명 중에 4명은 바른정당계 출신으로 손 대표가 고립된 상태다. 손 대표는 전날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을 사실상 겨냥해 “수구·보수 세력”, “패권주의”라고 했고, 오 원내대표는 “같은 당 동지를 수구·보수로 매도했다”고 맞섰다.

손 대표는 문병호·주승용 최고위원을 지명한 데 이어,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자강파인 임재훈, 채이배 의원을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의 당직 인선에 반대하는 한편, 지도부 재신임 투표를 최고위 안건으로 상정하자고 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사퇴하지 않고 어려움을 뚫고 나가겠다”며 “죽음의 길을 통해 바른미래당을 살리고 총선 승리로 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안철수계가 지지를 거두면서 당에서 고립된 손 대표가 결국에는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원내대표는 5월 중에 의원 워크숍을 열어 당의 노선과 손 대표 체제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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