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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새벽배송 `물류`에 주목, 창업 1년 만에 매출 100억 돌파한 팀프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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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팀프레시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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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인사이드-163] 새벽배송 전쟁이 점입가경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켓컬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는데요. 이제는 신세계, 롯데 등 대형 유통회사는 물론 쿠팡 등 대형 e커머스 업체도 참전했을 정도로 치열합니다. 그 덕에 새벽배송 시장은 2015년 1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4000억원대로 성장했지요. 올해는 더욱 치열해서 유통사마다 이제는 '새벽배송'이 기본 서비스가 될 정도로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통 공룡끼리 싸우는 사이 한 스타트업은 '어떻게 잘 배송해줄까'에 초점을 맞춰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팀프레시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팀프레시는 창업 후 곧바로 매출을 올릴 정도로 탄탄하게 시작했습니다. 새벽배송 대행으로 말이죠. 올해 들어서는 부가 사업을 확대하면서 월매출 15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연말이면 잘하면 매출 20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 골드러시, 즉 모두가 금을 캐는 데 몰두할 때 청바지로 유명한 리바이스는 금을 캐는 인부들의 작업복을 만들어 대박을 냈던 사례가 오버랩됩니다.

말은 쉽지만 창업 1년여 만에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리는 스타트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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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팀프레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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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창업자 이성일 대표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우선 창업 동기부터 물었습니다.

"이전에 e커머스 업체에서 물류 총괄로 일했어요. 유통사 소속으로 일하는 것도 의미 있었지만 저는 '물류'에 좀 더 끌리더라고요. '일반인들은 잘 선호하지 않는 물류산업에서 순수하게 부가가치를 창출해보자'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게 작용했다고나 할까요. 창업 전 시장조사를 해보니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 쪽은 이마트, 마켓컬리 등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센터를 빌려 부분적이지만 포장대행에서 배송까지 해주는 냉장 직배송 시스템, 즉 콜드체인을 구축한 사례가 많이 없었어요. 여기서 기회를 봤습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유통사만 새벽배송을 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아니었습니다. 중소 식자재 유통회사, 반찬 제조 등 식품회사는 물론 제조 면허를 갖고 있는 맛집 등도 이 시장에 속속 들어오고 있다네요. 그래서 일단 팀프레시는 이들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부터 갖췄다고 합니다.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에는 고객사 등록, 주문리스트 관리, 배차 관리, 고객사 요청사항 관리 등은 물론 고객사가 TMS 사이트에 직접 새벽배송 주문리스트 업로드, 주문리스트 양식 다운로드, 오류 건수 확인 가능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현재 순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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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등록, 주문리스트·배차·고객사 요청 관리 등이 가능한 팀프레시 자체 시스템 T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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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고객사가 늘다 보니 팀프레시도 점차 다양한 사업을 추가하며 매출을 늘려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새벽배송 대행을 하다보니 저희가 온라인 물류 대행만을 하는 것처럼 이미지가 생겼는데요. 저희는 온·오프라인을 따지지 않고 '신선'이 필요한 곳이면 어떤 일이든 만들어서 할 수 있겠더라고요. 이를테면 무말랭이를 만드는 반찬 제조업체가 있다고 하면 멀리 갈 것 없이 저희가 좋은 고춧가루, 무 등을 확보해 공급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공급처를 직접 알아보고 저희가 정기적으로 갖다 주는 식으로 진행하다 자연스레 식자재 사업부가 생겼어요. 또 어차피 배송하다 보면 입고에서 출고까지 대행해야 하니 재고 관리까지 해주는 풀필먼트 사업부도 만들었고요."

더불어 눈길을 끄는 건 화물주선·운송사업부인데요. 냉장차량이 필요한 업체에 차량 주선, 운송 대행을 해주는 사업부라고 합니다. 예전부터 대기업도 뛰어들어 이런 플랫폼을 만들고 냉장차량 개인사업자도 모집하고 했던 사업이긴 한데 뚜렷한 족적을 남긴 곳은 없었습니다. 이런 사업을 스타트업이 도전하겠다니 눈길이 갔습니다.

"냉장차량이 필요한 업체에 차량 주선, 운송 대행을 하겠다는 건데요. 물론 실패 사례가 더 많았습니다. 냉장차량 주인들은 대부분 개인사업자 혹은 영세사업자들인데요. 이들은 지금도 일감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일을 골라하는 사례가 많아요. 다만 새벽배송 대행 과정에서 차 주인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고정적인 일감을 따내거나 갑자기 일거리가 떨어졌을 때 어디서 일거리를 찾을지 애매하다는 현실적인 고민을 많이 하더군요. 그래서 이들 의견을 중심으로 IT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일단 플랫폼이 활성화만 된다면 여기서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출, 화물 번호판 처리, 배달 차량 공동구매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도 가능하겠더군요.

민정웅 인하대 물류대학원 교수는 "콜드체인 시스템은 상온(일반) 물류에 비해 약 50% 이상 비용이 더 들 수 있어 중소기업이 시스템을 갖추고 뛰어들기에 진입장벽이 꽤 높다. 하지만 일단 생태계 내에 안착만 한다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동반 상승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이런 가능성에 주목해 최근 팀프레시는 아이파트너스자산운용, 스틱벤처스, 뮤렉스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약 45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여세를 몰아 최근 식자재 유통 스타트업 1개, 전통적인 식자재 유통업체 1개를 인수했는데요. 저희 고객사가 중 작은 반찬가게 혹은 샐러드 업체 등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곳도 꽤 있다 보니 원재료 소싱 때 구매력이 좀 모자란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통합 구매를 해 고객사에게 저렴하게 원재료를 공급하는 사업을 좀 더 키워보렵니다."

더불어 이 대표는 올해 말쯤 월매출 30억원 돌파를 목표로 부단히 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팀프레시는 기술기업으로 도약해 건강한 먹거리를 정직하게 유통하는 고객사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고 물류센터, 배송업계 종사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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