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원달러 환율 상승세, 전자·IT 업계 영향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간재 반도체는 환율 민감도 낮아, 스마트폰 등 완성품은 해외서 생산

부품 업체는 불리할 수도…"환율 효과 과거와 달리 제한적"

세계파이낸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파이낸스=장영일 기자] 미중 무역 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하면서 국내 수출을 이끄는 전자와 반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업 고도화, 글로벌 환경 등으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2원 오른 119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7년 1월11일(1196.4원) 이후 2년4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통적으로 원화 약세는 대다수 수출 업체들에게 가격 경쟁력 면에서 나쁠 것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과거와 달리 지금은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부양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출 기업 관계자들은 "환율이 오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호재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먼저 국내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는 중간재여서 자동차 등 완성품에 비해 환율 민감도가 비교적 둔감하다.

더욱이 부품 사업과 달리 가전 등 완성품 사업은 큰 영향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의 생산기지를 국외에서 다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DRAM은 국내에서, 중국의 3D-NAND 생산라인은 전사 생산능력의 3분의 1을 생산한다. LG전자도 가전과 스마트폰을 대부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더욱이 대기업들은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오히려 전자와 반도체에 납품하는 중소부품업체들의 경우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만큼 원화 약세가 불리하다. 이에 따라 완성품 업체들의 경우엔 업체별로, 거래 국가별로 환율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반도체,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같은 부품은 달러 결제를 많이 하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개선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경우 다양한 국가로 글로벌 거래를 하고 있어 상황이 다를 수 있어 효과의 폭은 업체별로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수출기업에는 유리할 것이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수출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대중 수출 비중은 26.8%, 대미 수출비중은 12.1%로 둘을 합치면 40%에 육박한다.

무협 측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한국의 글로벌 수출은 전년 대비 총 0.14%(8억7000만달러) 줄어들 것"이라면서 "무역전쟁이 장기화 될 경우 기업 투자 지연, 금융시장 불안, 유가 하락 등의 파생효과 등을 감안하면 수출피해는 이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jyi7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