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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레이더P] 황교안 `5.18 광주행`…가는 이유, 막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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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민생투쟁 대장정"10일 째인 16일 오전 충남 당진시 당진화력발전소 인근 마을인 석문면 교로2리 복지회관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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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그간 논란이었지만 황 대표는 18일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국당 대표 자격으로는 새누리당 시절인 2015년 김무성 대표가 참석한 이후 4년 만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인 가운데 그의 참석을 비판하는 이유, 그럼에도 황 대표가 참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분은 "야당 대표 도리…정부 초청 받았다"

황교안 대표는 16일 "5·18 기념식은 국가기념일에 준하는 절차로 진행되는데 제1야당 대표로서 참석하는 게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광주시민들을 찾아뵙고 질타가 있다면 듣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황 대표 측은 행사를 주관하는 국가보훈처의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4일 대전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광주 지역에서 오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번 정부의 국가보훈처에서 오라고 초청한 것"이라고 답했다. 5·18 기념식 참석이 정당 대표로서 정치적 도리를 다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정부로부터도 초청을 받았기 때문에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으론 총선, 나아가 대선 위해

황 대표의 참석 배경에는 호남 민심을 의식하는 것이란 분석이 있다. 호남이 한국당엔 불모지이긴 하지만, 내년 총선을 위해선 호남 민심도 어느 정도는 얻어야 '전국정당'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총선 승리를 위해선 호남 지역 민심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광주 방문을 통해 호남 지역뿐만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호남 출신 국민들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을 다니며 장외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황 대표는 지난 3일 광주 송정역광장에서 열린 집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총선 이후 대선까지 바라보고 있는 황 대표 입장에서 호남 민심은 더욱 중요하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대권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호남 민심이 싸늘해도 그것을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할 일부터 하고 와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에서는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국당이 '5·18 폄훼' 논란의 당사자인 이종명 의원의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는 때에 황 대표가 참석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5·18 망언자 징계처리에 대한 입장, 5·18 특별법 제정에 협력할 것인지의 여부, 그리고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에 대한 입장 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황교안 대표는 이 같은 최소한의 의무를 행하고,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진정성을 갖고 기념식에 참석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5·18역사왜곡대책특위 대변인은 17일 "이쯤 되면 광주시민에 대한 스토킹"이라며 "황 대표는 참석 의사를 철회하고, 그간의 무례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임을 부각하려는 건가" 지적

범여권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강한 비난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굳이 황 대표가 광주행을 선택한 것은 결국 대권 행보 아니냐는 것이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18 진상조사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기념식에 참석한다면 진정성이 없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대권놀음을 위해 5·18 폄훼세력의 꼭두각시가 돼 5·18 문제까지 접근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광주 시민들의 비난과 저항을 받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5일 라디오방송에서 "핍박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광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17일 라디오방송에서 "일부러 내가 피해자다, 이 코스프레 하려고 그런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2주 전 물세례…이번에는

황교안 대표는 지난 3일 광주를 방문했다가 물세례를 당한 바 있다. 4년 전인 2015년 5월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도 5·18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물세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5·18 기념식에 황 대표가 참석할 때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황 대표의 행사 참석을 저지하려는 측과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다만 조진태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16일 라디오방송에서 "성숙한 민주주의적 자세와 모습을 보이자, 그래서 저들(한국당) 스스로가 뭔가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만들자, 이런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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