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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단독] 中·印 내수부진에…현대·기아차 판매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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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중국 시장 -32%, 인도 시장 -10%.'

올해 글로벌 판매 실적 반등을 노리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시장에서 신차 효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지난 4월 양 사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32% 하락해 대중국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 시장 부진을 보충할 '기회의 땅'인 인도 시장마저도 지난달 '어닝쇼크'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지난달 현대차의 인도 시장 판매 실적은 총 4만2005대로 전년 같은 기간(4만6735대)보다 10% 감소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과 인도 시장에서 동시에 두 자릿수 역성장한 것은 양국 시장 진출 이래 이번이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의 이상 징후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가시화했다. 지난해까지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던 인도 내수가 올해 들어 빠르게 위축되면서 승용차 내수 판매는 △1월 -1.8% △2월 -1.1% △3월 -2.9% 등 1분기 전체 실적이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4월에는 무려 17.0% 낮아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인구 13억명의 인도 시장에서 지난 4월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슈가 발생하면서 비정상적인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최근 지속 상승하고 있는 금리 시장 상황과 고유가 부담이 인도 소비자 지갑을 닫게 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록 판매 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낮아졌지만 시장점유율은 작년 4월 15.7%에서 올해 4월 17.0%로 올랐다"며 "이는 현지에서 경쟁하는 일본 완성차 기업과 현지 로컬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4월 감소 폭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7%가 넘는 내수시장 전체의 급격한 역성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감소 폭을 10%대로 유지하며 선방했다는 설명이다. 중국 시장은 더욱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 양 사 합작으로 10만3000대를 판매한 뒤 올해 4월에는 7만대로 판매량이 32% 감소했다.

지난 3월(6만7000대) 대비로는 그나마 4.5% 상승했지만 양 사가 지금 중국 시장에서 근본적인 경쟁력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게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2011년부터 베이징을 시작으로 주요 대도시에서 내연기관차의 신규 번호판 발급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하늘의 별 따기가 된 번호판 문제로 신차 구매 고객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신규 번호판을 추첨·경매 방식으로 어렵게 발급받는 중국 소비자가 유럽 고급차와 내구성이 좋은 일본 차를 더욱 선호하면서 (시장 포지셔닝이 약한) 현대·기아차 판매가 더욱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현대·기아차의 월별 판매 실적이 7만대 수준으로 묶이면 중국 현지 캐파(생산능력)의 3분의 2가량이 구조조정돼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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