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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실적선방 코스닥, 대기업 투자 `낙수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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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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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판 기업으로 진용이 짜인 코스피 상장사들이 올 1분기에 고전한 반면 중소형사 위주의 코스닥은 같은 기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사들이 실적 부진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이들 대기업에 부품, 장비, 소재 등을 공급하는 코스닥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본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코스닥에선 통신장비, 정보기술(IT) 부품, 유통 업종이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상장법인 573개사(금융업 등 65개사 제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7조8036억원으로 작년 1분기(44조503억원)보다 36.88% 급감했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매출액은 2.64%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96%, 23.55% 감소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부진이 코스피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수출 물량 감소 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합산 매출이 14.6%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코스피 실적 부진이 이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1분기 말 현재 112.36%로 작년 말보다 6.84%포인트 높아졌다.또 분석 대상 기업 중 143개사(24.96%)가 적자를 보였다. 4곳 중 1곳이 적자라는 뜻이다.

12월 결산 코스닥 법인 910곳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조1246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544억원)보다 3.42% 늘었다. 올 1분기 순이익은 1조646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8% 줄었으나 코스피 상장사들보다는 감소 폭이 작았다.

대기업 5G 투자를 계기로 통신장비 업체들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통신업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282.85%나 늘었다.

이 중 케이엠더블유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98%나 늘어나며 코스닥 장비주 돌풍을 이끌고 있다. 이 업체는 5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 장비인 다중입출력장치(MMR)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공급하고 있다.

IT 부품 업종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65.66%나 늘어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파트론은 올 1분기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 동기(95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SK머티리얼즈는 올 1분기에 영업이익이 545억원으로 코스닥에서 분기 이익 규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다우데이타(2246억원)로 키움증권 등 자회사 실적 호조에 따른 결과다. SK머티리얼즈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반도체 투자 효과에 따라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338억원)보다 61.3%나 늘어났다.

지난 1분기 코스닥 영업이익 4위 기업인 솔브레인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3.6% 증가해 431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지속 덕분이라는 평가다.

코스닥의 이 같은 선방에 대해 일부에선 정부의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 납품 단가 인하 압력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며 "코스닥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이외로 고객사를 다양화한 것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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