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이 8년 만에 중국과 안보 분야의 상호불신을 완화하기 위한 군축 협의에 나선다고 교도통신이 1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군축·비확산 관련 협의를 오는 21일 베이징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양국 간의 군축·비확산에 관련 협의는 1999년 시작됐다.

그러나 양국 간 협의는 2012년 9월 당시 일본 민주당 정권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국유화에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2011년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양국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작년 10월 이후 이 회의 재개 논의에 착수해 최근 다시 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베이징 회의에는 일본에서 요시다 도모유키(吉田朋之) 외무성 군축 비확산·과학부장이, 중국은 외교부의 담당 간부가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번 회의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다량 보유한 중국을 상대로 핵 군축에 나설 것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비준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미·일 간의 동맹 강화 움직임을 경계하는 중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에 의존하는 일본의 군축·비확산 정책을 따질 공산이 크다.

아울러 양측은 이번 협의 중에 북한의 핵·미사일 및 이란 핵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도 있다.

교도통신은 안보 분야에서 입장이 크게 다른 두 나라가 핵 군축을 둘러싼 인식을 어느 선까지 공유할지가 이번 회의의 관건이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끊겼던 대화의 틀을 다시 가동함으로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일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내달 28~29일 오사카(大阪)에서 주요 20개국·지역(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일본은 시 주석이 이 회의에 참석해 주길 바라고 있다.

아베 총리는 17일 오후 관저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난 자리에서 오사카 G20 정상회의 때 시 주석의 방일을 계기로 중·일 관계를 한층 발전시켜 양국 간에 새로운 시대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합성 일러스트, 제작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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