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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황교안, 물세례 받은 광주 방문 강행…5·18 기념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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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포용 이미지 강화" vs "보수층 결집위한 정치적 꼼수"

뉴스1

장외 투쟁에 본격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역광장에서 '문재인 STOP! 광주 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 대회를 마친 뒤 광주시민들이 항의를 하자 경호를 받으며 송정역으로 향하고 있다. 2019.5.3/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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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물세례를 맞은 광주를 다시 찾는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인데 5·18 폄훼 발언을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에 대한 징계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이어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황 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광주로 이동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 나 원내대표의 광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두 대표가 나란히 광주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도 처음이다.

한국당에서는 두 대표를 비롯해 이헌승 비서실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이만희 의원, 신보라 의원, 민경욱 대변인과 광주시당위원장 및 광주·전남 당협위원장이 5·18 기념식에 함께 참석한다.

한국당 지도부는 전날 저녁엔 대전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집회를 진행하면서 광주 5·18 민주광장 일대에서 열리는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하진 않았다. 이번 전야제에는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의 대표·원내대표들이 참석하면서 한국당과 대조됐다.

한국당은 지난 3일 광주에서 '문재인 STOP 규탄집회'를 진행하려다가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당시 황 대표 취임 후 첫 광주 방문이었다. 황 대표와 한국당 지도부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역무실로 대피하는 과정에서 물세례를 맞았다. 상호 간 고성과 몸싸움도 오갔다.

이처럼 큰 곤욕을 치른 황 대표지만 당시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는 한 나라인데 지역 간의 갈등이 있다. 이제는 정말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시민 여러분도 그런 생각 가진 분들 훨씬 더 많으리라 생각한다. 새로운 미래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지난 광주 방문에 이어 이날 5·18 기념식 참석을 강행한 것은 5·18을 둘러싼 논란을 정면돌파해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확장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광주를 계속 방문해 '통합·포용'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궁극적으로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의지를 강조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은 황 대표 등이 광주를 다시 찾는 것은 지역감정을 일으켜 보수를 결집하려는 의도라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황 대표의 '투사' '순교자'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지지율을 끓어 올리려는 전략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양측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광주의 민심은 들끓겠지만,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를 중심으로 보수층 결집을 기대하는 행보라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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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에 도착하자 사회단체가 5·18 망언 관련 피켓을 들고 있다. 2019.3.1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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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가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등 5·18 폄훼 발언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 짓지 못한 데 대해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 등은 한국당의 5·18 기념식 참석은 '정치적 꼼수'이기 때문에 등을 돌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결국 5·18 망언자에 대한 징계 처리조차 없이 황교안 대표도 참석한다고 한다"며 "기념식 참석 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5·18 망언 의원에 대한 내부 징계와 진상조사위원 재추천 등을 '방학 숙제'에 빗대어 표현했다. 박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벼랑 끝 전술은 방학 숙제는 개학 후에 하겠다는, 눈에 보이는 뻔뻔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주승용 바른미래 최고위원과 권은희 의원도 지난 15일 황 대표를 향해 5·18 폄훼 발언을 한 의원들에 대한 징계 입장 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최고위원은 "황 대표가 사죄하고 화합하기 위해 오는 것인지, 다른 목적으로 오는 것인지 분열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5·18 진상조사위원을 빨리 선임해 망언을 한 의원들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황 대표가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언급해 논란을 불렀다. 이에 황 대표는 "대통령도 막말하지 말라는데 그동안 막말 한게 누구냐"며 반문했다.

결국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5·18 기념식에 예정대로 참석을 강행할 경우 한국당 지지자들과 광주 시민단체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오월단체들은 징계 문제를 결론 내지 못한 상태에서 황 대표가 광주를 방문할 경우 자칫 추모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은 "5·18 기념식에 황교안이 오는 것은 전두환이 오는 것"이라며 기념식 참석을 막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교수는 "황 대표가 5·18 관련 망언자를 징계하지 않고 광주를 찾는다고 비판이 많은데 어찌보면 황 대표가 당내 세력이 약해 징계 논의가 늦어지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해 광주에 직접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대표의 광주행은 당내 세력이 취약한 지도부가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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