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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소비자 불편 한끗 채웠더니…'10cm 긴 타월' 14만장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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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롯데마트 한지현 홈부문장이 룸바이홈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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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길어진 타월’. 지난해 4월 출시된 이 제품은 1년 만에 14만장이 팔렸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기존 수건 사이즈(가로 40cm X 세로 80cm)보다 세로 길이를 10cm 늘였을 뿐인데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샤워 후 머리에 타월을 묶기가 수월한 데다, 면적이 넓어지면서 물기가 더 많이 흡수된다는 장점이 입소문을 타면서다. 이 ‘한끗’을 발견한 건 롯데마트 홈퍼니싱 자체제작(PB) 브랜드인 ‘룸바이홈(ROOM X HOME)’이다. 룸바이홈은 주방, 가구, 침구와 같은 기존 생활용품에 스토리를 입히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선보이는 롯데마트의 비밀병기다. 2016년 론칭 이후 전국 120개 롯데마트 매장 중 60곳에 입점한 룸바이홈은 한끗이 다른 1500여개의 생활용품을 출시했다. 룸바이홈은 대형마트의 PB 브랜드를 넘어 독자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한다. 오는 8월 롯데마트 은평점에 첫 체험형 매장이 그 시작이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 롯데마트 본사에서 룸바이홈을 이끄는 한지현(52ㆍ사진) 홈부문장을 만나 '생활의 발견' 스토리를 들었다.



Q : ‘10cm 길어진 타월’과 같은 네이밍이 눈에 띈다.



A : “상품에 영혼을 불어넣는 작업이 네이밍이다. 수많은 타월 제품이 있는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그들의 삶 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10cm 길어진 타월의 경우 머리가 긴 상품기획자(MD)가 '수건이 좀 더 길면 샤워하고 머리에 묶기 더 좋을 텐데'란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국내 타월 크기는 해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아 머리가 길거나 체구가 큰 소비자는 그 불편을 감수하고 사용했다. 직관적인 이름을 통해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다.”




Q : 소비자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대표 상품은.



A : “침구류가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불을 고를 때 방 안 인테리어나 가구 색상을 고려해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찾는다. 하지만 이불의 본질은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이다. 피부에 직접 닿기 때문에 알레르기 케어는 물론, 체온이나 날씨 변화에 맞춰 발열이나 냉감 기능도 있어야 한다. 일본의 침구를 벤치마킹해 소재의 차별화를 둔 발열과 냉감 침구 제품을 내놨다. 출시 후 5만장이 팔렸다. 또 프라이팬은 요리가 잘 돼야 하는 게 핵심이다. 프라이팬으로 요리할 때 기름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험을 누구나 했을 것이다. 프라이팬 중앙에 홈을 만들어 기름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 출시한 제품이 ‘오일 로드 프라이팬’이다. 이렇게 제품의 본질을 고민한 제품을 소비자는 바로 알아채더라. 오일 로드 프라이팬은 10만개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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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이홈의 냉감이불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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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생활 속 불편함을 찾아내는 것이 경쟁력인가.



A : “가성비가 기본이다. 제품이 좋아도 비싸면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인다. 대형마트의 경우 글로벌 소싱력을 통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싸게 제품을 들여와서 한국 소비자에 특화된 디자인을 접목한다. 기존 상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가격과 실용적인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소비자는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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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이홈의 10cm 길어진 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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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이홈의 선전으로 롯데마트 홈 부문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전년 대비 3.9%의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전년 대비 5.7%의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주방 조리용품과 침구 제품군 매출은 매년 10%씩 신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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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이홈이 출시한 이후 10만 개가 팔린 오일로드 프라이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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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1500개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제품을 꼽자면.



A : “오일 로드 프라이팬이다. 개당 9000원이란 가성비와 실용적인 디자인을 소비자가 알아보고 빠르게 반응이 왔다.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상용화된 LED 멀티탭도 있다. 기존 멀티탭의 경우 스위치를 켜면 붉은빛이 나는데 가정에서 아이들이 이 불빛을 무서워한다고 하더라. LED 불빛으로 바꿨더니 이런 소비자의 불편이 사라졌다.”




Q : 온라인보다 체험형 매장이란 오프라인에 집중한다.



A : “생활용품은 느낌이다. 소비자가 오감을 통해 물건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소재나 질감을 느낄 수도 있어야 한다. 유통 채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이런 정서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다. 홈퍼니싱 산업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더 매력적인 이유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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