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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억 년 전 공룡 뛰놀던 땅, 지금은 유네스코가 인정한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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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알버타주 남부

세계 최대 공룡 화석 발굴지

원주민 문화 이어져 온 대평원

배 타고 미국 건너가는 호수도

중앙일보

'배드 랜드'라 불리는 캐나다 앨버타 남부에는 황무지가 넓겨 펼쳐져 있다. 층층히 색깔이 화려한 후두 지형이 화려하고 공룡 화석을 볼 수 있는 곳도 많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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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앨버타주 하면 로키산맥의 하이라이트인 밴프 국립공원과 재스퍼 국립공원, 1988년 겨울 올림픽 개최지인 캘거리 정도를 떠올린다. 하나 캘거리 남쪽에도 영화 같은 절경이 펼쳐져 있다. 실제로 ‘레버넌트’ 같은 숱한 할리우드 영화가 이 지역에서 촬영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세 개나 있다. 황무지와 끝 간 데 없는 대평원이 이어지다가 거대한 호수가 나타난다. 공룡부터 아메리카 원주민까지 전설 같은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황무지
앨버타주에는 ‘배드 랜드(Bad lands)’라 일컫는 지역이 있다. 이름처럼 사람 살기 험악한 땅이지만 층층이 화려한 색을 띠는 기암괴석 ‘후두(Hoodoo)’가 장관을 연출한다. 1억 년 전 이곳에는 온갖 공룡이 활개했고, 7500만년 전까지는 야자수와 거대한 양치식물이 가득했다. 그래서일까. 배드 랜드 지역은 전 세계에서 백악기 공룡 화석 밀도가 가장 높다. 여기서 출토된 공룡 화석 300여개가 전 세계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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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주립공원에서는 화석 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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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동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공룡 주립공원(Dinosaur Provincial Park)’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화석 발굴 프로그램부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버스 투어 등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고생물학자와 함께하는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면 발굴 현장과 공룡 뼈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 공원에는 캠핑 시설도 잘 갖춰진 데다 5개의 트레일이 있어 도보여행을 즐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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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 티렐 박물관에는 거대한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등 온갖 공룡의 화석이 온전한 모습으로 전시돼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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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티렐 박물관(Royal Terrell)은 캐나다 유일의 공룡 박물관이자 공룡 화석으로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곳이다. 미세한 꽃가루부터 거대 공룡까지 아득한 옛날 이 땅에 살았던 다양한 생물을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의 스타는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왔던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다.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워낙 희귀해서 전 세계를 돌며 전시되고 있다. 티라노사우루스뿐 아니라 앨버타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 화석이 거의 온전한 형태로 전시돼 있다. 화석 형성 과정, 발굴과 복원 방법 등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인기다.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가 자녀와 함께 화석 발굴 체험을 하기도 했다.

원주민과 버펄로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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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스매시드 인 버팔로 점프에서는 약 6000년 전부터 황무지 같은 평원지대에서 살아온 원주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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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남쪽 약 170㎞, 차로 약 2시간 거리에는 ‘헤드 스매시드 인 버펄로 점프(Head-Smashed in Buffalo Jump)’라는 명소가 있다. ‘버펄로가 점프해 머리를 처박은 곳’이라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곳은 6000년 전부터 ‘블랙 풋’ 원주민이 벼랑으로 버펄로 떼를 유인해 사냥했던 곳이다. 버펄로는 원주민에게 무척 중요한 동물이었다. 고기는 먹고 가죽은 옷과 텐트로 만들고 뼈는 각종 무기로 활용했다. 원주민 생활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실이 잘 갖춰져 있고 원주민 가이드와 함께 하이킹하고 그들의 전통문화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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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호수와 바위산이 어우러진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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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대평원에서 갑자기 해발 1200m의 산이 치솟는 역동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워터든 레이크(Waterton Lakes) 국립공원이다. 어깨를 맞대고 있는 미국 몬태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거대한 호수와 바위산이 어우러진 모습은 밴프 국립공원 못지않게 수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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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의 상징과 같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텔. [사진 캐나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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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야생동물 관찰, 캠핑, 도보여행을 즐기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크루즈도 인기다. 배를 타고 호수와 웅장한 산맥이 어우러진 장관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출입국 심사를 하지 않고도 2시간 만에 미국 영토인 코트 헌트까지 다녀올 수 있다. 호수 전망이 일품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 호텔(Prince of Wales Hotel)’이 국립공원의 상징적인 숙소다. 호텔에 묵지 않더라도 로비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웨일스 전통 복장을 한 직원이 음식을 내주고 창밖으로 그림엽서 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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