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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재용 `글로벌 경영`으로 5G·AI 주도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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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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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5~17일 일본에서 통신 업체들과 5G 네트워크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스마트폰 판매 전략도 점검했다.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와 5G 등을 논의하고 3월 통신 업체를 소유한 인도 재벌 암바니 가문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한 이후 이번에는 일본에서 통신장비·스마트폰 전략을 구상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작년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한 후 북미·중국·인도·베트남·일본 등으로 열두 차례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녀왔는데 주로 인공지능(AI), 5G, 스마트폰 등과 관련된 업무였다. 모두 삼성전자의 현재 먹거리이거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파트너를 확보해 글로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중 하나이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은 이들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2017년 2월부터 1년간 구속 수감되면서 끊겼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녔을 뿐 아니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등 한국을 찾은 유력 인사와도 부지런히 면담하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5일부터 사흘간 일본에 머물렀다. 방문 주요 목적은 내년 상용화를 앞두로 있는 일본 5G 시장에서 통신장비 등을 공급하는 것과 스마트폰 판매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체류기간에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와 2위 업체 KDDI 본사를 방문했다. 일본에서는 NTT도코모·KDDI·소프트뱅크를 3대 통신사로 꼽는데, 이 중 2개사 경영진을 만난 것이다. 이 부회장은 NTT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만나 5G 시장 확산과 서비스 안착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또 삼성전자는 올림픽 무선통신 분야 파트너인 만큼 5G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통신·단말기 관련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NTT도코모 등과 5G 장비 개발·공급, 스마트폰 공급 등을 위한 논의도 진행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5G 장비를 만들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인데 화웨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보안을 이유로 견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본에 4G(LTE)장비를 공급한 데 이어 5G 장비도 판매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작년 10월 일본 전자 업체 NEC와 '5G 무선통신용 기지국 개발과 관련 시설·장비 판매에 관한 제휴'에 합의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 방문기간 중 도쿄에 위치한 '갤럭시 하라주쿠'를 찾았는데, 여기서는 갤럭시 제품 반응 등을 살펴보고 스마트폰 전략을 점검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갤럭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쇼케이스'를 전 세계에 설치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지난 3월 개관한 갤럭시 하라주쿠가 최대 규모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 1분기 2.9%로 6위에 그친다. 하지만 5G폰을 적극 활용하면 일본 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판단이다.

작년 2월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열두 차례에 걸친 해외 출장과 국내를 방문한 유력 인사 면담을 통해 글로벌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일본 출장은 올해 들어 네 번째 해외 일정이다. 비공개된 일정을 포함하면 더 많은 글로벌 경영행보를 했을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는 5G, AI, 시스템반도체 등 성장동력에 맞춰져 있다. 이들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제시하는 동시에 '삼성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3일 올해 첫 공식 사내 행사로 수원사업장을 찾아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AI 기술도 이 부회장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이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AI 연구거점'도 잇달아 구축했다.

[김규식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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