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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맞받아친 화웨이 "美가 요청해도 5G 수출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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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화되는 美·中 무역전쟁 ◆

매일경제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에 거래 제한 조치를 당한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런정페이 회장(사진)이 18일 5세대(5G) 이동통신 시스템 정비 분야에서 미국이 수출을 요청해도 팔 생각이 없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런정페이 회장은 이날 중국 선전 본사에서 아사히,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매체와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해 "화웨이는 법에 저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문제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거액 배상금을 지불한 ZTE(중싱통신)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선전에 기반을 둔 중국 통신기업 ZTE는 작년 4월 미국 당국이 보안 문제를 들어 규제를 가했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인 미국산 반도체를 수입하지 못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ZTE는 결국 미국 정부에 거액의 제재금을 납부한 데 이어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해 경영진을 교체하고 미국 측 감시팀을 받아들인 끝에 파산 위기를 모면했다. ZTE와 달리 화웨이가 미국에 끝까지 굴복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데는 미국 측 압력이 보안 문제를 핑계로 한 글로벌 5G 시장 패권 경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들도 이러한 논리를 내세워 화웨이를 적극 옹호해왔다.

런정페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날 선 비난을 가했다. 그는 "오늘은 한 나라를 위협하고, 다음은 다른 나라를 협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미국에 투자하는 리스크를 무릅쓰겠는가"라며 관세 카드를 남발하고 다른 나라를 압박하는 트럼프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 의도와 달리 미국 기업이 화웨이에 대한 규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화웨이 거래 제한 조치로 미국 기업 수입이 110억달러(약 13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화웨이는 핵심 부품을 퀄컴과 MS 등 수십 개 미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의 거래 제한 조치로 화웨이에 대한 이들 기업 수출이 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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