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다니는 A씨(56)는 공무원으로 재직중인 6세 연하의 부인이 있고 늦둥이 아들은 올해 중학교 진학했다. 치매 초기증상을 보이는 모친(87)을 모시는 그는 장인, 장모의 노년도 책임져야해 매달 50만원의 생계비 지원하고 있다. 정년이 4년밖에 안남아 벌써 퇴직 후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큰 처지다. 창업을 추천하는 동료의 권유도 있지만 주위 사람들의 실패사례를 자주 봤다. 연로한 양가 부모님에 대한 간병비가 얼마나 들어갈지, 퇴직후 늦둥이 아들에 대한 교육비, 결혼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불안하다. 이런 걱정 때문에 좀체 금연을 실천하기 어려운 A씨는 국민연금 중앙노후지원센터를 찾았다.
37개 문항의 설문지로 그의 현재 노후준비 수준을 진단한 센터는 우선 부모님의 치매치료와 관리에 적극 나서도록 주문했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에 치료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증상을 호전시키고, 심화되는 것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공단의 연계서비스를 통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를 찾아, 치매선별검사를 받고 재가급여혜택으로 경제적·물리적 부담을 경감토록 했다.
또한 양가 부모님들의 요양·간병비와 자녀의 교육·결혼자금 등 목돈마련 계획을 짤 것을 조언했다. 목돈마련은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별도로 꼬리표를 달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은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꼬리표를 달고 저축하면서 여력이 생길 경우 추가 불입하면 원하는 목표금액에 도달할 수 있다.
아울러 퇴직후 예정하고 있는 창업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창업기업의 5년후 생존율이 10곳 중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창업은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중장년층을 위한 정부의 교육 및 각종 지원정책 사업을 활용하는게 좋다. 센터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하는 ‘신사업창업 사관학교’를 추천했다. 이 곳은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교육생들이 자신의 아이템으로 미리 사업해 볼 수 있는 ‘점포경영체험’이 특징이다. 예비창업자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점포체험교육까지 실시해 창업 성공률을 높인다. 지역별 ‘시니어창업센터’도 좋다.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이 곳은 만 40세 이상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사무공간,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세무ㆍ회계ㆍ법률전문가들이 멘토링을 제공해 주기도한다.
이와함께 노후 건강을 위해 보건소의 금연클리닉을 추천했다. 이곳에 등록하면 설문지 작성을 통해 생활습관과 니코틴 의존도를 파악하고 니코틴 보조제를 지원한다. 금연파이프·지압기 등의 행동강화 용품도 주고 정기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상담후 3개월이 지난 A씨의 모친은 치매선별검사를 통해 5등급 판정을 받아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서비스를 받고 있다. A씨 부부의 간병부담이 확 줄었다. 또 얼마 전 부터는 목적자금을 위해 하루 커피값을 절약해 통장을 하나더 만들었다. 퇴직후 창업에 대비해 인근 신사업사관학교에 등록해 동기들과 교육을 받고,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금연은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니코틴 의존도를 줄여가고 있어 성공할 날이 멀지 않았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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